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이 65세 이상 고령 결핵환자의 복약 관리를 돕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다.
질병청은 오는 7월 1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대구·경북지역 65세 이상 결핵환자를 대상으로 AI 전화 서비스 ‘약속이’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고령 결핵환자의 낮은 치료 성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국내 결핵환자 중 65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은 2019년 42.8%에서 2024년 58.7%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2023년 기준 65세 이상 환자의 치료 성공률은 71.5%로, 65세 미만 환자의 90.5%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이는 고령 환자들이 기저질환 등으로 복약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시범사업은 2025년 7월부터 11월까지 대구·경북에서 신규로 결핵이 신고된 65세 이상 환자 중 약 300명의 동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환자는 최초 전염성 기간인 약 2주 동안은 결핵관리 전담 인력의 매일 복약 관리를 받는다. 이후 연령, 동반질환, 독거 여부 등 치료 순응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저·중·고' 3단계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분류 결과에 따라 복약 확인 횟수가 차등 적용된다. 저위험군은 월 4회, 중위험군은 주 2회, 고위험군은 주 5회로 AI ‘약속이’와 전담 인력을 통한 복약 관리가 이뤄진다. AI 전화는 단순히 복약 여부뿐만 아니라 식사, 수면 등 환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특이사항이 감지되면 즉시 보건소 및 의료기관에 통보되어 신속한 조치가 취해진다. 긴급 상황 발생 시에는 119로 즉시 신고되는 등 체계적인 안전망도 구축된다.
질병청은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결핵관리 전담 인력이 복약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전체적인 결핵 치료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앞서 65세 이상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에 시범 도입된 AI ‘클로바 케어콜’의 경우, 참여자의 90%가 높은 만족도를 보인 바 있다.
이번 시범사업은 질병청, 경북권질병대응센터, 대구광역시, 경상북도, PPM 의료기관, 대한결핵협회뿐만 아니라 네이버, 행복이룸, 세종네트웍스로 구성된 민간 컨소시엄도 참여하는 민관 협력 모델로 운영된다.
질병청은 시범사업 종료 후 환자 및 전담 인력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와 효과 분석을 실시할 계획이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전국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