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여름철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고위험군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의료대응 체계 점검에 나섰다. 최근 중국과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코로나19 발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는 아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감염병 유행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은 지난 10일 제5차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대책반’ 회의를 열고, 코로나19를 포함한 주요 호흡기감염병의 국내외 발생 동향을 공유하며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지역 유행 확산…국내는 아직 안정세
중국의 코로나19 주간 환자 수는 지난 3월 5만 명에서 5월 44만 명으로 급증했으며, 태국도 주간 환자 수가 6만 명을 넘어서는 등 유행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유입 가능성과 여름철 재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면 국내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이다. 5월 25일부터 31일까지 병원급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105명으로 최근 4주간 100명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입원 환자 중 약 60%는 65세 이상 고령층으로, 고위험군 보호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 가운데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유형은 NB.1.8.1(31.4%)이며, XEC(24.8%), LP.8.1(23.5%)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이들 변이는 면역 회피 능력이 다소 높지만, 중증도 증가와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고위험군 백신 접종 6월 30일까지 연장
질병관리청은 미접종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을 오는 6월 30일까지 연장하고, 접종 편의를 높이기 위해 6월 16일부터는 보건소 중심의 접종 체계로 일원화한다. 고령층,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입소자 등 고위험군은 보건소 또는 지정된 의료기관에서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오는 10월에는 JN.1 계열의 새로운 백신(LP.8.1)을 활용한 2025-2026절기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시행 중인 접종은 최소 접종 간격(3개월)을 고려해 6월 말 종료된다.
병상·치료제·검사키트 등 전방위 점검
질병관리청은 여름철 유행에 대비해 병상과 치료제, 검사키트 등 감염병 대응 자원을 종합 점검하고 있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270병상, 긴급치료병상 613병상(연내 325병상 추가 예정) 확보를 통해 중증 환자 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치료제는 정부 비축 및 제약사 수급을 통해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으며, 건강보험 적용을 앞두고 시중 유통 체계로의 전환을 복지부·식약처 등과 협조 중이다. 자가검사키트 역시 안정적인 재고를 유지하고 있으며, 필요 시 공급 확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주요 호흡기감염병 동향…성홍열 급증세
코로나19 외에도 일부 호흡기감염병이 주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백일해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지난해 유행 이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성홍열은 올해 3월부터 증가세를 보이며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5년 22주까지 성홍열 환자 및 의사환자는 4,26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5배 증가했다. 발생자의 86.8%는 0~9세 어린이로, 유치원 및 학교를 통한 전파 가능성이 크다. 한편 홍역은 해외유입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주로 베트남 등 유행국가 여행자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 “고위험군 접종, 초기 대응 중요”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여름철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을 경계하며, 고위험군 중심의 백신 접종과 유행 초기부터의 병상·치료제 확보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성홍열 등 소아감염병에 대해서도 학교와 의료기관 대상 정보 제공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해외 유행 상황과 예년의 양상을 고려할 때, 국내 여름철 코로나19 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국민들께서는 손 씻기, 기침 예절,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현재는 안정세지만, 질병관리청은 국내외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단계별 대응 전략을 수립해 여름철 코로나19 유행에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며, “필요시 관계부처 및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의해 신속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