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 피해 경험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가 9일 발표한 ‘2024년 성희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성희롱 피해 경험률은 4.3%로 2021년 4.8%보다 0.5%포인트 감소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2018년 8.1%에서 꾸준히 줄어든 수치다. 성희롱 피해 유형은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3.2%),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1.5%), ‘회식에서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하는 행위’(0.8%) 순으로 나타났다. 또 발생 장소는 ‘사무실 내’(46.8%)와 ‘회식 장소’(28.6%)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행위자는 ‘상급자’가 50.4%로 가장 많았고, 80.4%가 남성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3년마다 실시되는 법정 실태조사로, 성희롱 방지 정책 수립 및 개선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실태조사는 상시근로자 30인 이상의 전국 공공기관 857개와 민간사업체 1828개의 종사자 1만902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특히 최근 성희롱 피해 양상 변화와 2021년 이후 시행된 사건 통보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 의무 등 성희롱 대응 체계 관련 사항이 반영됐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2차 피해 경험률이 12.3%로 2021년 20.7% 대비 8.4%포인트 크게 감소했다는 점. 2차 피해 유형 중 가장 높은 응답은 ‘주변에 성희롱 피해를 말했을 때 공감이나 지지받지 못하고 의심 또는 참으라는 얘기를 들었다’(8.9%)는 점이다.
성희롱 방지 업무와 관련한 인지도도 개선됐다. ‘성희롱 예방 지침이 있다’는 응답은 80.8%로 2021년 대비 12.1%p 상승했으며, ‘고충상담원, 고충상담창구 등이 지정/운영되고 있다’는 응답은 69.1%로 16.3%p 올랐다. 또한 직장 내 고충전담창구 이용 및 고충상담원 권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90.8%, 사내 절차를 통한 공정한 사건 처리에 대한 기대는 88.7%로 나타나, 성희롱 방지 체계에 대한 신뢰와 이용 의향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업무 담당자 조사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 사건 발생 시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비율이 78.5%에 달했으며, 공공기관의 경우 84.9%가 여성가족부에 재발 방지 대책을 제출해 2021년 조사 대비 47.1%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방 교육 실시 비율은 98.1%였고, ‘개인별 온라인 교육’(62.7%)이 가장 많았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희롱 피해자 보호 및 예방 교육 강화, 조직 문화 개선 등 성희롱 방지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피해자 보호 강화를 위해 여성가족부는 지난 4월 ‘양성평등기본법’ 및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으며,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건 처리 기간 동안의 피해자 보호 조치 의무 및 사건 관련 비밀 누설 금지 의무가 신설된다. 또한, 고충상담원 교육 확대 및 ‘사건 처리 지침(매뉴얼)’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2차 피해 방지 지침 표준안을 개정하고, 조직 구성원의 2차 피해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을 강화한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 개정을 검토해 2차 피해의 정의 규정 개정과 사건 보도 권고 기준의 법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예방 교육 강화를 위해 성희롱 발생 구조와 관계성, 주변인 역할의 장애 요인 등을 고려한 수요자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개발·보급하고, 기관별 전문 컨설팅 지원 등 예방 교육 실효성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해 개별 기관의 성희롱 대응 체계 및 대처 역량 진단, 설문 조사를 추진해 공공부문 신청 기관 대상 ‘성희롱 방지 조직 문화 진단’을 올해 총 120개소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조용수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직장 내 성희롱의 실태를 파악하고 성희롱 방지 및 피해자 보호, 조직 문화 개선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성희롱 사건 발생 시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강화하고, 성희롱 예방과 대응이 원활히 작동될 수 있는 조직 문화 조성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