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간호사와 간호대학생들이 국회 앞에 서서 간호법을 반드시 통과시켜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현재 간호법 제정안은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상태이며, 최종 표결 단계만을 남겨 놓고 있다.
대한간호협회와 간호법 제정 추진 범국민운동본부가 4월 3일부터 매일 개최하고 있는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문화마당’이 4월 7일에도 계속됐다. 5일에는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수요한마당’이 전국에서 2만여명이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 집결한 가운데 열렸다.
문화마당은 매일 오전 11시 30분 국회 정문 앞과 맞은편 집회장소(현대캐피탈빌딩·금산빌딩)에서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이어 거리행진을 하며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으로 이동해 문화마당을 계속 진행한다.
7일 문화마당이 펼쳐진 현장에는 △간호법은 부모돌봄법입니다 △부모돌봄의 선진국가 간호법으로 시작합니다 △간호법=부모돌봄법, 가족행복법입니다 등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국회를 향해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간호사와 간호대학생들의 자유발언에 시민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발언과 발언 사이에는 흥겨운 음악에 맞춰 다함께 노래를 부르며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간호법의 필요성을 널리 알렸다.
7일 문화마당에서는 다양한 규모의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나와 자유발언을 통해 간호법이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길 바라는 염원을 이어갔다.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김철순 간호사는 “간호현장의 어려움을 개선하지 않고 어떻게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겠냐”며 “간호법 제정을 통해 간호사가 국민과 환자 곁에서 최선의 간호돌봄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대학병원에 다니는 최 선 간호사는 “간호사 한 명이 감당해야 하는 환자 수가 너무 많아서 쉴 틈 없이 계속 뛰어다니며 일해야 하고,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한다”며 “이러한 현장에서 신입간호사들은 한두달 겨우 버티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지방의료원에 근무 중인 서승연 간호사는 “병원에서 간호사의 초과근무가 너무나 당연시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업무강도는 높고 간호환경은 바뀌지 않으니 신입간호사 절반이 1년 내 퇴사하는 것이 대한민국 간호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김찬권 간호사는 “업무환경이 개선돼야 간호사가 더 이상 병원을 떠나지 않게 될 것”이라며 “숙련된 간호사가 질 높은 간호를 국민과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간호법 제정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종합병원에 입사한 지 2개월 된 정영학 간호사는 “선배 간호사들이 제대로 식사하러 가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며 “간호사가 제대로 된 간호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환자에게 질 높은 간호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간호사 전수민 간호대학생은 “힘들게 공부하고 면허를 취득한 선배 간호사들이 사직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같은 길을 걷게 될까 두렵다”며 “환자 곁에서 평생 간호사로 일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간호법을 꼭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강다연 간호대학생은 “간호법 제정을 통해 국민들에게 수준 높은 간호혜택을 제공하고, 노인 1천만명 시대 우리 사회의 돌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문화마당 및 수요한마당에서는 피켓과 현수막, 참가자들의 마스크와 스카프 등을 ‘민트천사 캠페인’에 맞춰 민트색으로 통일하고 있다. 민트천사는 ‘민심의 물꼬를 트며 국민과 소통하는 간호천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존엄돌봄, 맞춤돌봄, 안심돌봄 등 부모돌봄을 위한 간호법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캠페인이다.
정규숙·주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