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남서울대 졸업하고 면허 취득
청구성심병원에서 신입간호사로 첫 발
올해 간호사 국가시험에서 56세 만학도인 김영남 씨가 합격해 화제를 모았다. 남서울대 간호학과에 학사편입해 졸업한 후 국가시험에 응시했으며, 청구성심병원에 취업해 신입간호사로 첫 발을 내디뎠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김영남 씨는 100세 시대를 맞아 새로운 인생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고민하다 전문직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50대에 캠퍼스로∼제2의 인생을 준비합시다’라는 홍보문구를 보며 용기를 냈고, 2019년 남서울대 간호학과에 학사편입했다.
특히 그가 간호학과 편입을 선택하게 된 데는 딸 김아라 간호사(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의 영향이 컸다. 올해 6년차 간호사인 딸을 지켜보면서 함께 동료로서 같은 길을 걸어가고 싶다는 마음을 키우게 된 것.
사진 오른쪽부터 김영남 간호사의 딸, 김영남 간호사, 주세진 간호학과 교수. 김영남 간호사의 딸은 현재 6년차 간호사이다.
간호학 공부와 실습 어려워 후회하기도
힘이 되어준 어린 학우들 너무 고마워
53세 늦깎이 신입생이 되어 딸 보다 어린 초롱초롱한 학우들과 함께 3년간 공부했다. 그리고 올해 1월 21일 치러진 간호사 국가시험에 응시해 당당히 합격했다.
김영남 간호사는 “국시 보러 가던 날 얼마나 긴장하고 떨었는지 모른다”며 “합격해 면허를 취득하고 드디어 2월 23일 청구성심병원 간호사로 첫 출근하던 날, 그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고 밝혔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편입했지만 간호학과 공부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고 어려웠고, 후회도 많았다고 했다. 전공수업도 힘들었지만, 임상실습을 나갈 때는 팀별로 성적을 매기는데 자신으로 인해 팀원들이 손해를 볼까봐 늘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고.
김영남 간호사는 “수업을 따라가기 버거웠고, 멘탈이 흔들리면서 좌절감으로 포기하고 싶을 때가 여러 차례 있었다”며 “그때마다 딸이 응원해줬고, 교수님들의 격려와 함께 해준 어린 학우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학우들은 조금은 느리지만 성실하게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저를 잘 챙겨줬다”며 “너무나 고마운 친구들”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내 인생 최고의 선택, 간호사
김영남 간호사는 “제 인생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간호사가 된 것은 최고의 선택이며, ‘전문직 간호사 되기’ 프로젝트를 잘 완수한 제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간호학과 주세진 교수는 김영남 간호사에 대해 “엄청난 수업량을 감당해내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때마다 마지막까지 남아 문제를 풀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도 교수들에게 기대거나 특별대우를 바라지 않고 꿋꿋하게 이겨낸 강인한 학생이었다”고 기억했다.
또 국시 대비 모의고사에서 시간 안배를 잘 못해 원하는 성적을 얻지 못했을 때는 좌절하고 속상해 하다가도 다시 또 책을 붙잡고 있더라고 회고했다.
주세진 교수는 “국시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제부터 날개를 달고 날 수 있다’는 말로 축하해줬다”며 “김영남 학생은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이 기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