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휴식 장소·감염예방 장비 부족 심각
방호복 찢어지면 감염 공포보다 장비 손실 미안함 더 커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은 3월 6일 경북지역 코로나19 전담병원들을 방문해 현장에서 애쓰고 있는 간호사들을 위로하고, 지원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했다.
이번에 코로나19 전담병원들을 직접 살펴본 결과 감염예방 장비가 상당수 부족해 간호사들이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간호사들의 식사와 휴식을 위한 공간도 열악한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간호사들의 안정적이고 지속적 근무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A병원의 경우 이동식 음압기가 설치된 병실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이에 대한간호협회가 정부에 해당 병원의 이동식 음압기 설치를 건의한 결과 10대가 긴급 설치됐으나, 앞으로도 추가 설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방호복, 체온계, 혈압계, 전동식호흡장치(PAPR) 등도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간호사들이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시간이 3∼4시간인 경우가 허다했는데, 이는 방호복이 부족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입고 확진환자를 돌보기 위해서다.
B병원 간호사는 “격리병동 근무 중 가끔 방호복이 찢어질 경우 서둘러 병동 밖으로 나온다”면서 “감염에 대한 공포보다는 근무가 끝나지 않았는데 부족한 방호복을 하나 더 사용해야 한다는 미안함이 더 크다”고 털어놨다.
C병원 간호사는“병원 장례식장이 간호사들의 기숙사나 다름없다”라며 “손으로 속옷과 양말 등을 빨아 테이블에서 말리는 등 불편함이 많지만 그래도 동료 간호사들과 함께 있어서 위안이 된다”라고 말했다.
대한간호협회는 “이번 코로나19 전담병원 방문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과 간호사 지원방안을 보건당국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전달하고 결과를 모니터링하는 등 현장 간호사들의 근무여건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은 “현장에서 고생하는 간호사들을 직접 만나보니 고마움과 함께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격리병동에서 확진환자와 24시간 함께 있는 의료인은 간호사이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오로지 환자 간호에만 전념하고 있는 간호사들에게 제대로 된 감염예방 장비 등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림 회장은 “대한간호협회는 코로나19 전담병원 방문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바로 잡음으로써 현장의 간호사들이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국가적 의료재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3월 9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7382명이다. 이 중 7165명이 격리 중이고, 166명이 격리해제됐다. 사망자는 51명이다. 대구지역의 확진자는 5571명, 경북지역의 확진자는 1107명이다.
정규숙·이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