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호사들의 글쓰기, 신통하고 경이롭다
〈소설부문〉 간호업무에 종사하는 이들의 글쓰기, 신통하고 경이롭다. 특히 온전히 상상력이 빚어내는 소설쓰기의 즐거움을 아는 이들의 글을 읽는 즐거움이 정말 즐겁다.
그러나 예년의 수준에 비해 다소 뒤진다는 아쉬움 속에서도 재능발견의 즐거움을 준 작품을 얻게 되어 기쁘다. 당선작 없이, 가작을 뽑았다.
●가작 : 「방정식」(김아현)은 불행한 사람들의 모임에 가입하기 위해 자신의 불행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야 하는 그 이야기 형식을 따져 행복과 불행의 척도를 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다소 관념적이고 설명적이긴 하지만 작품 발상을 높이 보아 선에 넣기로 했다.
선에는 들지 못했지만 「편지」(김지수)도 입상작과 끝까지 겨룬 좋은 작품이었다는 것을 아쉬운 마음으로 전한다.
〈수기부문〉 읽은 작품 모두가 따뜻하면서도 냉철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쓴 글이라 읽는 즐거움이 컸다.
●당선작 : 「내 마음의 깃발」(이명숙)은 `아픈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일하자'라는 좌우명으로 33년간 보건진료소장으로 일하다가 퇴직한 글쓴이가 보건진료소에 근무할 당시의 이야기를 기록한 글이다. 퇴직하던 날 마을입구까지 따라나와 전송하던 지역주민들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가작 : 「당신의 일상 속 영웅은 누구인가요?」(송영관)는 미국에서 간호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남자간호사의 처지에서 그동안 우리 사회의 간호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일깨워 그 존엄한 가치를 새로이 하고자 하는 성심의 열의가 읽는 이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리라 믿는다.
정정화, 박재형, 서옥례, 이혜정님의 글도 뽑힌 글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좋은 내용의 수기였다는 것을 밝혀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