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관리료 산정기준 ‘병상 수’ → ‘환자 수’ 개선
간호관리료 차등제 관련 고시 개정
간호사 처우개선 가이드라인 첫 제정
간협, 지속적 정책활동으로 이뤄낸 결실
“최초로 가이드라인 마련돼 역사적 성과”
간호관리료 차등제 산정기준이 ‘병상 수'에서 ’환자 수' 대비 간호사 수로 개선됐다. 지방병원, 공공병원 등에 적용된다.(보건복지부 고시 개정)
이때 ‘환자 수' 기준을 적용함에 따라 간호등급이 상향돼 발생하는 추가수익금은 간호사의 인건비용이나 처우개선비로 사용해야 하며, 그 결과를 모니터링하도록 했다.(간호사 처우개선 가이드라인 제정)
이는 그동안 대한간호협회가 지속적으로 정책활동을 펼친 결과 이뤄낸 성과이다. 특히 간호관리료 추가수익금을 간호사 처우개선에 쓰도록 권고한 것은 1999년 11월 15일 간호관리료 차등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조치다.
이 같은 내용은 개정된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보건복지부 고시 제2018-40호) 및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보건복지부 고시 제2018-41호)에 담겨 있다. 개정된 고시는 3월 9일자로 발령됐으며, 4월 1일부터 시행된다.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간호사 처우개선 가이드라인' 또한 4월 1일부터 시행된다.
♦개정된 고시 주요내용
이번에 개정된 고시에 따르면 일반병동 간호인력 확보수준에 따른 입원환자 간호관리료 차등제 산정기준이 현행 ‘병상 수 대 간호사 수'에서 `환자 수 대 간호사 수'로 개선됐다.
‘환자 수' 기준이 적용되는 의료기관은 종합병원, 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이다. 상급종합병원은 해당되지 않는다. 서울시·광역시 구지역·경기도의 구가 있는 시에 소재한 의료기관은 제외된다.
하지만 국립중앙의료원, 지방의료원, 지역응급의료기관 등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은 소재지에 상관없이 적용 대상이다. 일반병동 입원환자에 대해 적용되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이나 호스피스병동 입원환자는 해당되지 않는다.
♦간호사 처우개선 가이드라인
보건복지부는 간호관리료 차등제 산정기준이 환자 수로 개선된 데 따른 '간호사 처우개선 가이드라인'을 개발했으며, 해당 의료기관에서는 이를 준수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일반병동 입원환자 간호관리료 차등제 산정기준이 환자 수 기준으로 개정됨에 따라 발생하는 간호관리료 추가수익금에 대해 간호사의 처우개선에 사용토록 권고하고, 환자 수 기준을 적용하는 의료기관의 간호사 처우개선 운영현황 등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의 핵심 내용은 두 가지다.
첫째, 환자 수 기준을 적용함에 따라 간호등급이 상향돼 추가수익이 발생하는 경우, 이 추가수익금의 70% 이상을 간호사의 '직접적 인건비용' '처우개선 간접비용' 등으로 사용해야 한다.
의료기관의 장은 추가수익금을 간호사 처우개선을 위해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간호사 대표진 등과의 협의 하에 결정하고, 추가수익금의 규모 및 사용계획을 설정하도록 했다.
'직접적 인건비용'은 저임금 지원, 미지급 수당 지원, 기타 복리후생 등의 목적으로 간호사 임금지급 서류상 '처우개선비'로 명시 및 지급된 인건비를 말한다. 추가 채용한 정규직 간호사에게 지급된 인건비,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간호사에게 추가로 지급된 인건비도 해당된다.
'처우개선 간접비용'에는 어린이집 설치 비용, 건강검진 비용, 학자금 지원, 기숙사 월세 등이 해당된다. 단, 학자금 대출, 기숙사 매입·전세비용 등 추후 회수되는 비용은 제외된다. 어린이집을 설치하는 경우 등에는 지방자치단체 지원 등 타경로로 지원되는 비용은 제외된다.
둘째, 간호관리료 추가수익금을 간호사 처우개선을 위해 제대로 사용했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이 실시된다.
보건복지부는 간호사 인력 변경 현황, 간호관리료 추가수익금 대비 간호사 처우개선비 지급·운영 현황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해당기관은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매분기 제출된 자료로 분기 모니터링 및 분석을 실시하고, 연간 종합모니터링을 하게 된다. 추가수익금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처우개선비 사용계획에 따라 추가수익금을 모두 소진할 때까지 해당 분기의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필요한 경우 실태조사 등 조사 및 자료수집을 할 수 있고, 자료의 정확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대한간호협회 정책활동
간호관리료 관련 고시가 개정되고, 간호사 처우개선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것은 대한간호협회가 간호관리료 차등제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활동을 펼치며 노력한 결과 이뤄낸 결실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제 간호사의 업무량을 반영하는 지표로는 병상 대 간호사 보다는 환자 대 간호사 비가 더 적절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선진외국에서는 대부분 환자 수 대비 적정 간호사 배치 수준을 권고하거나 법으로 명시하고 있다. 또한 간호관리료 차등제 산정기준을 병상 수로 할 경우 병상가동률이 낮은 지방 중소병원은 불이익을 받게 되고, 효율적인 인력 활용에도 제약이 있어 개선이 요구됐다.
이에 따라 간호협회는 간호관리료 차등제 산정기준이 병상 수에서 환자 수로 개선돼야 하고, 간호관리료가 간호사 처우개선에 실제 사용돼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간호관리료 차등제 개선에 대한 정책제안을 국회와 보건복지부에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토론회와 간담회 등을 개최해 여론을 형성하고 확산시키는 데 힘썼다. 국정감사에서 주요 이슈로 다뤄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2011년 6월 21일 '간호관리료 차등제 개선방안' 공청회가 최경희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박은수 민주당 국회의원 주최, 대한간호협회 후원으로 국회에서 열렸다. 간호협회는 공청회에서 간호관리료 차등제 산정기준을 의료법 인력기준인 환자 수 대 간호사 수로 변경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2014년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14 국정감사 정책자료'에 간호관리료 차등제의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제의 자료가 실렸으며, 특히 간호관리료 차등제 산정기준을 병상 수에서 환자 수로 바꿔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2014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경림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간호관리료 차등제 산정기준을 병상 수에서 환자 수로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6년 국정감사에서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은 간호사 인건비가 간호관리료 및 간호수가에 반영되는 건강보험지불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광수 국민의당 국회의원은 간호관리료 차등제 산정기준을 병상 수에서 환자 수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종필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간호관리료 차등제 산정기준을 환자 수로 바꾸고, 지방중소병원에 대한 간호수가 차등지원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7년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당시 김옥수 대한간호협회장은 간호관리료 수가가 저평가돼 있어 병원이 간호사를 채용하는 데 유인책이 되기 어려운 만큼 간호관리료 수가체계가 개선돼야 하며, 이로 인한 병원의 수익은 간호사 임금이나 처우개선에 사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간호협회는 매년 간호정책 선포식을 통해 간호정책 중점과제로 '간호관리료 차등제 개편'을 천명했으며, 간호사의 실제 노동가치가 반영되는 간호수가체계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간호협회는 2017년 대통령 선거캠프에 간호정책제안서를 전달했으며, 더불어민주당과 정책간담회 및 협약식을 가졌다. 정책제안서 및 협약서에는 간호관리료 등 간호수가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2017년 4월 25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간호관리료 차등제 산정기준을 병상 수에서 환자 수로 개선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간호관리료 차등제 개선 추진계획'을 의결했다. 이후 보건복지부 고시 개정작업이 진행돼 결실을 맺게 됐다.
간호협회는 “간호관리료 등급 상향조정에 따른 추가수익금을 간호사의 인건비나 처우개선에 직접 사용하도록 권고하는 가이드라인이 최초로 마련된 것은 역사적인 성과”라면서 “이를 출발점으로 앞으로 간호사의 노동가치에 합당한 수가체계를 마련하는 데 더욱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