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작은 사랑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참, 행복했습니다.”
한센병 환자들의 천국 소록도에서 43년간 한결 같은 간호와 사랑을 실천한 벽안의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삶을 담은 영화가 나왔다.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4월 20일 개봉했다. 지난해 소록도 100주년을 맞아 기획 제작됐다. 전남 고흥군이 제공하고, (사)마리안마가렛과 기린제작사가 제작했다. 이해인 수녀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러닝타임 78분.
마리안느 스퇴거(83세)와 마가렛 피사렉(82세)은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다. 구호단체 다미안재단을 통해 마리안느는 1959년, 마가렛은 1962년 소록도에 간호사로 파견됐다. 공식적인 파견기간이 끝난 뒤에도 자원봉사자로 소록도에 남아 반세기 가까운 세월동안 아낌없는 사랑을 실천했다.
20대에 처음 소록도를 찾았던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70대 노인이 돼서야 소록도를 떠났다. 제대로 일할 수 없어 오히려 부담을 줄까 몰래 떠난다는 내용의 편지만 남긴 채.
영화에서는 소록도의 한센인들, 함께 활동했던 의료인들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향기로운 삶을 돌아본다. 현재 오스트리아에서 살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도 담겼다. 간호사, 엄마, 소록도 할매 등 두 사람을 부르는 이름은 저마다 달랐지만 그 모든 부름은 `사랑' 그 자체였다.
국립소록도병원은 2006년 두 사람이 생활했던 공간을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집'으로 명명했다. 이곳은 한센인들이 겪었던 아픔을 함께 나눴던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희생과 봉사의 상징적인 주택으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6년 등록문화재 제660호로 지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