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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1-09-28 오후 16:57:25

길고 긴 비가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가을이 왔다. 내가 근무하는 부서는 결핵병동이다. 보건소에 근무하다 3년 전 이곳 결핵병동에 첫발을 내디뎠던 때가 생각난다.

　결핵환자들은 인생의 위기로 생각하고 절망하는 경우가 있어 이를 중재해야만 했다. 환자들 상당수가 팍팍한 삶을 살아왔던 장년층 이상의 남자들이어서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곤 했다.

　근무를 시작해 6개월 이상을 마치 살얼음판을 걷듯이 조심스럽게 지내며 점차 적응해 나갔다. 환자들이 왜 소통을 거부하는지,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지 알 수 없어 안타깝기만 했다. 그들에게 마음을 열고 이해하며 한 걸음씩 다가가자 환자들도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환자를 관찰해 그 결과를 편지에 써서 건네는 `드림 메시지', 결핵환자를 위한 운동프로그램 개발, 여성환자들의 정서를 달래기 위한 친환경비누 만들기와 뜨개질 등 전인간호에 중점을 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들에게 다가갔다. 지금은 호흡곤란이 심한 몇몇 환자들을 제외하고 모두 병동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환자들은 충분히 회복해 건강하게 퇴원을 하지만 수개월이 지나지 않아 입·퇴원을 반복하게 되는 이들도 있다.

　이전에는 간호가 딱딱한 심장에 던지는 모래알처럼 작은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핵병동에서 생활하며 간호의 힘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환자들이 호전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보람을 느껴왔기에 결핵병동에 자원해 근무하고 있다.

　터치 한 번으로 간편하게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나왔고, 모두가 편리한 삶 속에서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 결핵병동의 환자들은 부모와 가족, 직장과 사회에서 격리된 채 살고 있다. 혼자서 산소마스크를 쓰고 요란하게 기침을 하며 힘들어 한다.

　결핵을 퇴치하기 위해선 많은 이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결핵 발병율이 높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최근 국가에서 양성환자에 대한 관리와 저소득층 환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결핵관리전담간호사를 확충하는 등 변화하는 것을 보며 마음이 놓인다.

　그동안 내가 결핵환자에 쏟은 열정이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변함없이 결핵환자들을 위한 간호에 힘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