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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돌봄 리더십 프로그램 체험 수기
서임선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간호사)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9-11-02 오후 14:14:59


병원에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매 순간 환자에게 집중해야만 하는 긴장감, 정해진 시간 안에 많은 업무를 처리를 해야 하는 중압감, 다양한 직종의 직원들과 대면하면서 얻게 되는 갈등, 불안정한 상황에 있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끊임없는 요구에 한결 같은 마음으로 응대해야 하는 스트레스는 우리가 겪는 일상의 일들이다.

우리가 하는 이러한 일들에 대해 많은 선배들과 직장 상사들은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며 격려해 주지만,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몇몇 문제로부터의 고단함은 잘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좀 더 편한 일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적당히 문제되지 않을 만큼만 대처해 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아닐까?’ ‘과연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등의 질문을 매일같이 하게 된다.

그러던 중 ‘나의 일상이 요즘 왜 이렇게 피곤하고 고립된 느낌일까?’하는 생각과 뭔가 해결되지 않는 느낌이 점점 스며들어오는 듯 했다. 내가 돌봐야 하는 환자들이 예전처럼 사랑스럽게 연민의 마음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문득 3개월 전에 배웠던 ‘거룩한 이름 부르기’ 기도방법이 생각났다. 2개월 이상 규칙적인 기도를 실행했던 습관들이 약 한달 전부터는 분주한 일들로 인해 규칙성과 반복성이 깨어져 있었던 것이었다. 몇 분 동안 나의 ‘거룩한 이름’을 반복했다. 문제 앞에서 피하고 싶었던 마음들이 이제는 문제를 앞지르는 질문들과 함께 나의 발걸음을 환자와 분주한 간호사들 앞으로 이끌어 냈다. 마치 내 발 아래 날개를 디디고 서 있는 것처럼 물 흐르듯이 흐름을 타며 마음은 계속 고요한 상태로 머물러 있는 듯 했다. 이와 함께 커다란 캡슐 안에 내가 들어가 있는 것처럼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기도는 하루를 마감하면서 오늘 있었던 뿌듯했던 일들을 떠올리며 내일은 어떤 기대를 가지고 누구에게 그리고 어떤 상황에 더 나아갈 것인지를 생각하게 해주었다. 이러한 나의 내면에서의 변화를 시작으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새로운 영향을 미치는 듯 했다.

병동에서 마주치는 간호사들과의 관계에서는 지시적인 언어를 덜 사용하는 대신 그들의 어려움을 더욱 듣고자 했으며, 환자들과의 관계에선 병원 규정에 앞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를 듣고자 하는 마음이 꾸준히 생겨났다. 사람들 사이에서 문제가 발생할 땐 무엇이 그들을 그러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움직이게 했는지를 이해하고 서로를 이해시키며, 문제가 되는 부분을 수정하고자 하는 노력들을 하게 됐다. 이러한 노력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사람들과의 갈등 해소에 도움이 됐다.

또한 기도는 내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과 일상의 의미에 대해 감정과 생각으로부터 잠시 분리시키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 같았다. 매일매일 소모되어 고갈되는 나의 정서와 영혼에 끊임없이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하여 충만한 상태가 되도록 해주는 영혼의 발전소 같은 느낌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모든 간호사들이 이와 같은 변화와 성숙을 경험한다면, 어떠한 일들이 일어날까?

일선에서 개인의 능력을 압도하는 많은 업무들을 감당하며 성실히 근무하는 동료 간호사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자랑스럽고, 한편으론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부디 저들에게 우리가 줄 수 없는 무한한 축복이 임하게 되기를 기도한다. 이런 기도방법을 통해 일상 속에서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매 순간마다 깨닫고 내면의 평안과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서임선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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