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길 새롭게 깨달아
박규숙(순천 성가롤로병원 수간호사)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8-09-24 오전 10:08:39
순천 성가롤로병원 해외봉사단은 7월 30일부터 8월 6일까지 파푸아뉴기니에 다녀왔다. 간호사 6명을 포함해 13명의 의료진이 파견됐다.
까리타스수녀회가 운영하는 여자고등학교인 기술학교에서 진료를 했다. 발랄하고 수줍음을 타는 여고생들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라는데, 안경을 맞출 돈이 없어 불편을 감수하고 사는 이들이 많았다. 몇몇 학생이 근시 진단을 받고,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우는 것을 보며 가슴이 아렸다.
바다바다마을에서 주민들을 진료했다. 아이들이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겼다. 모두가 귀엽고 사랑스러웠지만 손과 발, 머리, 몸통 어디에도 성한 피부가 없었다. 신발도 신지 않고 맨발로 뛰어다니니 성한 곳이 있을 리 없었다. 옴 등 피부질환이 있는 부위를 소독해주고 약을 발라준 후 청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위생교육을 했다.
주민들 대부분은 제대로 먹지 못해 기운이 없어 보였다. 말라버린 젖을 물고 안간힘을 쓰는 아이들, 허기를 달래기 위해 마약성분이 든 열매를 따먹고 몽롱한 상태로 배회하는 어른들. 한 번의 의료봉사로 모든 걸 해결해줄 수는 없었지만 정성스레 준비해 간 사탕과 과자를 나눠주며 서글픔을 달랬다. 이런 환경에서도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보며 이들이 마음 놓고 뛰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어른들의 몫이라는 생각에 고개가 숙여졌다.
이번 봉사는 새로운 성장의 계기가 됐으며, 간호사로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를 깨닫게 해준 값진 경험이 됐다.
박규숙(순천 성가롤로병원 수간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