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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7-10-10 오전 10:38:05

　정신간호사회가 마련한 선진 정신보건시스템 연수프로그램에 참가해 7월 15~24일 아일랜드 더블린에 다녀왔다. 아일랜드는 지난 20년간 정신질환자의 재원기간 감소율이 높은 나라이며 대상자 중심 지역사회 정신보건시스템으로 유명하다.

　연수의 주요 스케줄은 성 요한 수도회(Hospitaller of St. John of God)가 운영하는 지역사회 시스템을 둘러보는 것이었다. 급성 위기관리, 입원, 지역사회 연계, 거주시설, 만성환자 보호작업장 등 전체 정신보건시스템을 볼 수 있었다.

　St. John of God Hospital은 1882년 설립된 성 요한 수도회 소속 사립병원으로 Hospitality(환대), Compassion(동정), Respect(존경), Justice(정의), Excellence(최상의 치료)를 이념으로 운영되며 모든 직원들이 이 핵심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넓은 뜰과 아담한 로비, 폐쇄병동의 입원실까지 모두 편안한 집과 같았다. 무엇보다도 전체 183개의 병상을 300여명의 직원이 환자의 요구에 맞춰 운영할 수 있다는 사실에 부러움이 앞섰다.

　지역사회 시스템은 환자 조기발견에 역점을 두고 있었다. 20병상 정도의 정신과 병원을 설치해 사회와 함께 연계하는 시스템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만성환자 재활프로그램도 철저하게 대상자의 요구와 능력에 맞춰 제공되는데, 급성기 병원을 퇴원한 후 환자 상태에 따른 도움의 정도에 맞춰 다양한 수준(high medium low support)의 주거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시설은 공동체나 원룸 아파트 형태로 지역사회 일반 주거지 내에 이웃들과 함께 있었다. 주거시설 이용기간은 제한이 없고 아늑하고 편안했다.

　Burton Hall Campus는 정신재활훈련센터였는데 마치 대학 캠퍼스 같은 넓은 공간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실, 휴게실, 보호작업장(색연필 포장, 전기 제품 조립, 컵 받침 제작) 등이 있었다. 여기에서 활기차게 일하는 회원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정신재활은 일을 배워서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개인의 열정과 의지에 따라 가치 있게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것을 중시한다. 작업장 출근 시간이나 총 근무 시간도 환자의 생활 사이클에 맞춰 자율성을 주고 있었다.

　연수를 통해 개인의 요구에 따른, 개별적인 정신장애 극복 및 재활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방문지마다 특정한 프로그램 매뉴얼이나 프로토콜을 구하려고 했으나, 대상자별 개별 접근을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매뉴얼이나 프로그램은 없을 정도였다. 대상자에 따라 인지행동치료, Motivational Interview, peer advocator, 문제해결 접근 등의 방법으로 치료 하고 있었다. 특히 더블린 시내 한가운데 위치한 정신분열병협회(가족협회)의 단독 건물과 예산을 국가가 지원하고 있었는데, 정신장애인과 어려움을 함께 공유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인간을 존중하는, 모든 정책의 핵심에 인간을 두는 아일랜드의 선진 정신보건시스템을 둘러보며 처음에는 우리나라 시스템이 걱정도 되고 부러웠다. 하지만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나 자신이 먼저 환자를 중심으로 사랑과 존중이 담긴 간호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간호사 3년차로서 일에 쫓기며 마음의 여유와 미소조차 잃어버리고 살았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St. John of God Hospital의 킬리안 수사님이 강조하던 `Keep Smile'을 떠올려봤다. 이번 연수는 정신간호사로서 목적과 역할을 재정비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김윤희 간호사(용인정신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