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페이지

[편집국] 편집부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7-03-14 오전 09:30:03

　적십자간호대학 학생 18명은 백희정 교수님과 함께 글로벌간호 현장실습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월 8～12일 일본 효고현립간호대학, 사람과 방재 미래센터, 효고현재해의료센터, 고베적십자병원을 방문했다.

　효고현립간호대학은 일본 최고의 지역케어개발연구소를 갖추고 재해 및 국제간호관련 연구와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연구소장은 ICN(국제간호협의회) 회장인 히로코 미나미 박사가 맡고 있다. 효고현립간호대학 학생들과의 만남의 시간도 마련됐다.

　대학 탐방에 이어 `고베 대지진'으로 잘 알려진 한신-아와지 대지진 당시의 처참하고 슬픈 현실을 기억하고,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만든 `사람과 방재 미래센터'를 찾았다. 지진이 일어난 1월 17일을 잊지 않기 위해 만든 `1. 17 theater'에서는 당시 고베시 곳곳의 상황을 보여주는 영상물을 상영하고 있었다. 지진에 무너지는 주택가, 지하철을 타고 이른 아침 출근하던 시민들의 표정 등 당시의 상황을 긴박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지진 후 폐허가 된 마을을 재현한 모형도 있었는데 무너진 주택, 울부짖는 사람들, 끊어진 전깃줄, 화재 등을 통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었다.

　한신-아와지 대지진은 일본의 재해관리 시스템을 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많은 부상자가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병원간 네트워크가 잘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보완했다고 한다.

　특히 재해의료.간호 대책에 많은 영향을 주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응급의료센터제도이다. 효고현재해의료센터에는 재해대책본부 상황실이 있는데, 고베 지역의 모든 병원과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어 응급상황시 바로 연락이 가능했다. 상황실 전면에는 대형 모니터가 있어 고베지역 모든 병원과 실시간 연결이 가능하고, 현재 병실 가용현황, 병원 가동률 등을 그래프로 보여준다.

　효고현재해의료센터는 전문응급의료센터로 재해 발생시 응급환자는 우선 이곳으로 후송되며,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다음 의료기관으로 후송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응급의료센터를 인구 5만 명당 1개 개설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소규모 센터였음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빠른 후송을 위해 헬리콥터 발착을 위한 비행장과 의사가 동승하는 Doctor Car(앰뷸런스와는 다른 개념으로 소방기관의 요청시 운영함)가 대기 중이었으며, 수술실과 응급실이 연결돼 있어 재해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고 있었다.

　시내 중심가, 혹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AED(자동 심실제세동기)가 설치돼 있었는데, 재해상황뿐 아니라 평상시 응급상황이 발생할 때도 대비하기 위한 일본의 노력이라고 생각됐다. 과거의 재해를 교훈삼아 미래를 준비하고, 다시는 과거를 답습하지 않기 위한 일본의 노력은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 앞으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는 계기가 됐다.

랑성호(적십자간호대학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