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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간호학부4학년] 김민진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6-11-23 오전 09:50:42

　`나는 일생을 의롭게 살며 전문간호직에 최선을 다할 것을 하느님과 여러분 앞에 선서합니다. 나의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하여 헌신하겠습니다.'

　나이팅게일 선서식의 마지막 연습을 위해 일찍 모인 우리 동기들은 모두 들뜬 모습이었다. 2년 동안 입었던 실습복을 정성껏 다리고 머리는 단정하게 정돈하면서, 분주하지만 얼굴엔 기대감과 설렘이 가시질 않았다. 실습할 때는 실습복이 촌스러워 보인다고 불만을 늘어놓았었는데, 지난 11월 3일 선서식 날은 어느 유니폼보다도 고결하고 순결해 보였다.

　재학생들과 가족, 친구들이 모인 강당 안에서 우리가 주인공인 선서식이 시작됐다. 숙연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촛불을 점화하고, 88명이 한 목소리로 나이팅게일 선서를 할 때는 예비 간호사로서 책임과 사명을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우리 모두의 가슴은 쿵쿵 뛰고 있었다. 지금도 그 때의 경건함과 엄숙함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아마 앞으로도 그 두근거림을 잊지 못할 것이다.

　간호대학에 진학하고자 했을 때,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말에 부모님은 반대하셨다. 무척 힘든 직업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아마도 할아버지가 편찮으실 때 병원에 자주 왕래하면서 간호사가 얼마나 힘들고 고된 일인지 눈으로 보셨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보았던 응급실 간호사들의 헌신적인 간호는 지금의 나를 있게 했고, 어떤 간호사가 돼야 하는지를 몸소 체험하게 해주었다. 나에게 간호사는 `백의의 천사'를 상징하는 하얀색 유니폼 보다 더 밝게 빛이 나는 사람들이었다. 내가 앞으로 평생 하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 그런 밝은 빛을 선사해 줄 수 있다면, 그 어떤 것보다 가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한 간호학생의 길이었다. 그동안 열심히 지식을 습득하고 실습을 통해 이론으로만 알고 있었던 내용들을 직접 보고 경험하면서, 나는 좋은 간호사란 과학적인 사고와 함께 인간애가 없으면 결코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런 점에서 간호학에 대해 더욱 많은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학생이라는 신분에서 벗어나 사회인으로, 간호사로 활동할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와 나이팅게일의 후예로서, 전문직 간호사로서의 각오 또한 더 단단해진다.

　나를 사랑하고 나아가 인간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고, 머리와 정교한 손 그리고 빠른 두 다리로 정직하고 과학적인 간호기술을 수행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몸과 마음이 아픈 환자들에게 하얀색 유니폼 보다 더 밝게 빛나는 희망의 등불이 되고 싶다.

김민진(한림대 간호학부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