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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간호대학 교수] 유양숙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5-04-07 오전 11:52:57

　제6차 아시아태평양호스피스학술대회(APHC)가 `호스피스완화의료를 통한 사회와 인간생활의 변화'를 주제로 3월 16∼19일 서울에서 열렸다. 간호사와 의사, 사회복지사, 사목자, 자원봉사자 등 호스피스 팀을 이루는 구성원들이 30여개국에서 1000명 이상 참가해 성황을 이룬 대회였다.

　학술대회에서는 말기상황에서 일어나는 윤리적 문제, 통증과 증상관리의 최신지견, 각국의 호스피스 현황 등이 다뤄져 커다란 관심을 모았다. 간호사들은 교육·연구·실무분야에서 호스피스완화간호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볼 수 있었다.

　우선 교육면에서는 팀 접근을 강화하기 위한 다학제간 공동훈련을 비롯해 간호사를 위한 상급교육과정(reflective learning), 호스피스완화간호분야의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대학원 과정의 교육, 이 분야에 종사하지 않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기초교육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호스피스완화전문간호사 국가시험이 1994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를 보면서 지난해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호스피스전문간호사 교육과정의 과제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미국에는 전문간호사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18가지 표준이 확립돼 있으며, 계속교육을 통해 이들의 질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간호사-의사가 협동해 업무를 하도록 병원평가 기준에 규정해놓고 있다.

　두 번째 연구면에서는 근거중심의 실무간호를 위한 호스피스완화간호 연구의 필요성과, 연구결과를 실무에 활용하는 방안 등을 다뤘다. 앞으로 임상 실무자들과 연구자들은 호스피스에서의 제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근거들을 체계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서로 더욱 협력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었다. 환자 돌봄에 대한 연구를 적절히 수행하고, 임상실무자의 경험과 통합한 후 환자의 가치와 신념을 고려한 돌봄이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연구와 실무간 괴리문제가 점차 감소하고 연구결과가 실무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와 실무간 거리를 좁히는 것은 이 논의에서 중요한 문제로 부각됐다. 말기상황에서 환자와 임상실무자간 의사소통을 증진시키는 중재효과들을 다룬 연구들이 많이 있지만 임상현장에서 활용률이 낮기 때문. 그 결과 시기 적절하게 의사소통을 하지 못한 대상자들이 원하지 않는 말기치료를 받거나 불필요한 고통을 겪거나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무측면에서는 호스피스완화간호가 총제적 돌봄의 모델인 만큼 이를 위한 전인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환자가 자신의 가치를 반영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북돋워주고, 환자가 살고 있는 환경과의 상호관계를 배려해주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이같은 논의를 통해 대상자가 원하지 않거나 대상자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의학기술을 적용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또한 말기환자들에게도 희망을 고취시키고, 영적 안녕을 돕는 돌봄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타 직능에서 다뤄진 이슈들도 호스피스의 세계적 추세를 읽고자 하는 간호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의사들은 주로 말기환자 관리에서 영양과 수액공급문제, 마약성 진통제 사용 문제, 생명연장치료의 중단문제 등에 대해 토의했다. 사회복지사와 사목자 및 자원봉사자들은 부모가 임종을 앞두고 있는 어린이에게 사실을 알리고 사회심리적으로 돌보는 방안, 사별관리, 호스피스 제공자들의 소진예방과 관리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유 양 숙(학술대회 조직위 기획위원,가톨릭대 간호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