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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병원 외래파트장] 전향이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4-08-19 오전 10:14:49

　우리 병원에서는 매년 개원기념일 때마다 모범직원에게 해외연수의 기회를 주고 있다. 올해에는 10명의 간호사가 중국 북경을 다녀왔다. 여러 해 전부터 중국의 발전하는 모습을 신문이나 TV를 통해 접해왔지만 부풀어 오르는 호기심을 갖고 북경으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북경에 도착하여 처음 방문한 곳은 서태후의 여름별장으로, 중국 4대 정원중 하나인 이화원이었다. 그곳 호수의 평균 깊이가 5.8m에다 사람들이 직접 파서 만든 인공호이고 그 흙을 쌓아올려 산을 만들었다고 하니, 중국의 저력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틀째에는 북경의과대학을 방문하여 대학의 역사를 보고 들었다. 간호사 평생교육과정이 있어 우리나라의 보수교육제도와 비슷하게 지속적인 교육을 하고 있었다. 중국에서 가장 큰 병원인 북경의과대학부속병원도 견학했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제1병원과 제2병원이었는데, 제1병원에서는 외래진료만 이루어지고 있었고, 제2병원은 입원환자병동이었다.

　제1병원은 옛날 건물에 의료여건도 좋아보이지 않았으나, 제2병원은 최신시설로 MRI, CT 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의 장비들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OCS나 PACS 등의 프로그램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고급 의료제공의 혜택이 일부 특권층만을 위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좋은 시설의 의료혜택이 여러 계층의 많은 사람들에게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다음날에는 명나라 제13대 신종 만력제가 묻혀있는 `정릉 지하궁전'을 방문하고 이어서 진시황제가 북방 흉노족의 침입에 대비하여 만든 만리장성을 관광하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웅장함과 옛 사람들의 놀라운 지혜에 감탄했다. 사진을 찍으려고 얼마간 올라갔지만 가파르고 힘이 들어 중간 중간 휴식시간을 취해야 했다. 걷기만 해도 힘이 드는데 이 험한 산중에 이렇게 튼튼한 성을 어떻게 쌓았는지 참으로 위대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북경의 소계림이라 불리는 용경협도 관광했다. 상상 속에서만 떠올릴 수 있었던 무림 고수들이 활동하던 무대, 바로 그곳이었다. 수위가 평균 58m인 댐을 보는 순간, 그곳의 아름다움은 정말이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 감탄사만 연발했고 이곳을 보는 사람은 저절로 시를 한 수 짓게 된다는 말이 생각났다. 용경협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만리장성의 웅장함은 많은 직장 동료와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관광지였다.

　또한 세계최대의 광장이자 6.4 민주화운동의 중심지인 천안문 광장, 영화 `마지막 황제'의 무대 자금성을 방문하고, 북경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경산공원에 올라가 북경의 규모를 다시금 체감했다. 마지막 일정으로 우리 일행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곳, 천단공원으로 향했다. 황제가 하늘의 아들이라 하여 아들이 드리는 제사를 아버지인 하늘이 받아들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제를 올리는 곳이다. 중국 대륙만큼이나 크고 웅장한 문화재였다.

　중국에서 북경은 큰 땅의 일부였다. 발전된 모습 이면에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고, 위생상태라든가 생활여건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잘 살아가는 중국인들도 볼 수 있었다. 연수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접하며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었고, 재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뜻 깊었다. 지면을 빌어 병원측에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