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페이지

[청양군 수정보건진료소] 양연실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4-06-17 오전 10:32:05

　우리 지역에서는 올해 보건진료소 건강증진사업으로 주부층 댄스스포츠와 주민건강걷기대회를 실시해 뜻깊은 추억들을 많이 남겼다.

　댄스스포츠는 젊은 주부층을 대상으로 집중 지도한 후 소질 있는 주부들을 발굴, 겨울철 노인층에게 보급할 계획으로 지난 1월부터 주 4회 2시간씩 열었다. 주부들을 요원화시키려면 보건진료소장인 나부터 제대로 배워야할 것 같아서 아침 일찍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육신의 피곤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지만 일단 음악만 흘러나오면 어디서 힘이 솟아나는지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그러나 댄스의 동작이 문제였다. 지각이나 결석을 하는 교육생들 신경쓰느라 집중을 못하여 한 박자씩 놓치거나 동작 오버가 되기 일쑤였지만 노력에 노력을 거듭했다. 결석생이 생기면 저녁에 일일이 전화해 독려하여 출석률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댄스강사를 섭외하고 오디오 점검, 청소, 간식 준비 등 댄스스포츠교실을 잘 운영하기 위해 소장이 앞장서 모범을 보이자 주부들도 차츰 소장의 성의를 알아주고 댄스스포츠의 매력에 빠져 열의를 보였다.

　이런저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두 달이 금세 지나갔다. 교실 마지막 날에는 조촐한 파티를 열고 `수정리 보건진료소 생활체조회'를 발족해 매월 한두번씩 모여 배운 동작들을 연습하게 됐다. 어떤 회원은 댄스스포츠 덕분에 체중이 2kg 줄었다고 좋아하면서 내년부터는 교실 기간을 늘리자고 건의해왔다.

　그러나 댄스스포츠로 주민건강걷기대회 때 시범을 보인다고 하자 주부들에게 당황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이 산골에서 남들 앞에 나가 노래도 아닌 댄스를 선보인다는 것은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난 단호하게 전 주민과 군수 이하 기관장들이 참석한 건강걷기대회 자리에서 댄스스포츠 발표를 할 것이며 앞으로 경연대회에도 출전하겠다고 제안했다. 산골 주부들의 건강도 지켜주면서 성취감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고 싶어서였다. 이후로 우리는 대회 전날까지 밤마다 모여 서로를 격려하면서 열심히 연습했다.

　드디어 대회 날. 그간 갈고 닦은 기량을 발휘하려는데 춤곡의 음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음악이 쾅쾅 울려야 신이 날텐데, 이거 중간에서 다시 시작할 수도 없고 난처하기 그지없었지만 계속 밀고나갔다. 나는 주부들 앞에 서서 연습 때보다 더 힘차게 흔들어댔다. 내가 앞에 서서 중단 없이 계속하니 주부들도 열심히 추었다. 그 10분을 위해 몇 달간 가슴을 조이며 하루도 빠짐없이 발바닥이 아프도록 연습을 한 작품이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끝날 수 있었다.

　시작은 이제부터다. 마을건강원과 소질 있는 생활체조회 회원을 뽑아 요원화시키는 일, 그리고 댄스스포츠 경연대회 출전 준비를 향해 우리 회원들은 연습하고 또 연습할 것이다. 주부들을 그만큼 지도하여 성공리에 시범을 보인 것이 다 보건진료소장의 노고라며 부락 주민들이 칭송해주니 그간 쌓인 심신의 피곤함에서 벗어나 홀가분해질 수 있었다. 앞으로도 댄스스포츠와 걷기운동을 활성화해 주민들의 건강을 지켜드리고 싶다.

　"주민 여러분, 건강하세요! 그리고 오래오래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