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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안산병원 외과중환자실] 김주미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4-05-06 오전 10:54:42

　간호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지 어느덧 만 3년하고도 몇 개월이 흘렀습니다.

　어렸을 적 잔병치레로 병원을 수시로 다닌 전, 간호사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나중에 크면 꼭 간호사가 되리라 맘을 먹곤 했지요.

　고백하기도 쑥스럽지만, 간호사는 정맥주사만 잘 놓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런 맘으로 시작한 간호사 생활은 옆에 있는 많은 선배 간호사들을 힘들고 귀찮게 해드렸던 것 같습니다. 교육을 받고 근무를 하면서 많이 힘들어도 하였고 근무 중에도 눈물을 보이기가 일쑤였지요. `더 늦기 전에 다른 길을 찾아볼까?' 다들 그런 생각 한번쯤은 하셨을 것 같은데… 맞죠?

　그러나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저를 붙잡아주고 힘이 되어주시는 분은 바로 수간호사 선생님이십니다. 때론 수간호사 선생님으로 인해 힘든 적도 있었지만요.(속된 말로 많이 태우시거든요.)

　“일상에 젖어 나태해지기보다는 항상 생각하는 간호를 하라”면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하라고 격려하십니다.

　하루는 인계를 받으며 저를 계속 혼내셨습니다. 제가 보기엔 인계받기 전이나 지금이나 환자의 상태는 비슷해 보였는데 말씀 하나하나 듣고 보니 정말로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입니다. 숨쉬는데 부속근육을 사용하고 혈당은 변동이 심했습니다. 마침 청진기를 목에 감고 있었는데 폐음은 어떠냐는 질문에 우물쭈물… 선생님은 청진기가 목에 장식이냐며 꾸짖으셨습니다. 서러움에 화장실 가서 몰래 울었습니다.

　그때는 환자상태보다 저 하나만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을 깨닫는데 시간이 좀 필요했습니다.

　반복되는 근무 속에서 때론 자만심을 가질 때도 있습니다. 어느덧 익숙해진 일이라 `이 정도면 내가 보기에도 훌륭하군!'이라는 맘을 가지게 되다가도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 많구나, 더 배워야 되는구나'라는 생각에 낙심하기도 합니다. 이런 저를 끊임없이 격려해주시는 분이 옆에 있어 더 나은 앞날을 기대합니다. 이명희 선생님! 항상 어렵게 느껴지는 분이고 사실 어렵지만, 당신이 있어 제가 이 만큼 발전할 수 있었고 또 클 수 있다는 것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