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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봉사대장정 일일봉사 체험
간호사 사명감 일깨워준 소중한 시간
[울산 MS병원] 김유전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3-07-10 오전 10:56:48

"내가 꼭 가야되나? 오랜만에 받은 오프인데…." 유난히 바쁘고 힘든 하루를 보낸 다음 날이어서 그랬는지 간호봉사 대장정 행사장으로 향하는 마음이 처음엔 그다지 즐겁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행사장에 도착해 중앙 봉사대원으로 뛰고 있는 간호사와 간호학생들의 얼굴을 보니 잠시나마 가졌던 불평이 후회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여러 날 각 지역을 돌아다니느라 힘들었을 텐데도 지치거나 짜증스러워하지 않던 중앙 봉사대원들을 보면서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그러자 찌뿌드드하고 후덥지근하게 느껴지던 날씨가 시원한 날씨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오늘 하루가 뭔가 특별할 것 같은 기대감이 생겼다.

 행사는 울산시청에서부터 대공원까지 걸으면서 대한간호협회에서 발행한 건강달력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국민건강의 옹호자-간호사'라는 슬로건을 홍보하며 국민 스스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주는 것으로 시작됐다.

 처음에는 모르는 사람들을 붙잡고 얘기한다는 것이 조금은 쑥스러워 말들이 입안에서만 맴돌았다. 게다가 건강달력을 나눠주는 나를 무슨 물건 팔러온 사람인 양 쳐다보거나 바쁘다며 손을 내저으며 걸어가는 시민들은 나를 더 얼어붙게 만들었다. 하지만 봉사대원들의 "건강하세요∼"라는 밝고 씩씩한 인사와, 문을 연 가게에 들어가 달력을 나눠주며 건네는 친절한 설명과 미소는 계속됐다. 그런 모습에 힘을 얻어 나도 서서히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렇게 거리캠페인을 하며 간호사는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사람들이 더욱 더 건강한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공원에 도착한 우리는 장애인학교인 태연학교 학생들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냈다. 내가 만난 친구는 말과 행동이 거칠고 고집이 센,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26세 친구였는데 반갑게 악수를 청하거나 말을 건네도 별 반응이 없었다. 그런 반응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마음을 열 때까지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점심을 함께 먹고 잠시 휴식한 뒤 레크리에이션이 진행됐다. 장애우들은 중앙 봉사대원들의 수화 공연을 보고 손잡고 춤을 추기도, 서로 얼싸안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비록 몸을 움직이고 표현하는 것이 힘들고 부자유스럽지만 그들의 표정은 정말로 밝고 즐거워 보였다.

 보물찾기 시간에 이르러서야 내가 맡은 그 친구와 함께 손을 잡고 다니면서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물론 그 친구의 말을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고, 그 친구도 내가 하는 말을 다 이해하진 못했지만 그렇게 우리가 함께 있다는 사실이 서로에게 느껴졌던, 아니 내가 그 친구에게 느꼈던 벽을 허물어주었다. 처음엔 나와 손잡는 것도 어색해하던 그 친구가 헤어질 때는 나를 꼭 안아줘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대한간호협회 창립 80주년을 맞아 나는 간호봉사 대장정 참여를 통해 잠시 잊고 있던 처음 간호를 배웠을 때의 각오, 간호사로서 사명감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마음 속으로 다시 한번 대장정의 구호를 외쳐보며 진정한 간호사로 거듭나기 위한 나만의 대장정을 새로이 시작해보려 한다.

 "하자, 하자, 사랑의 봉사! 주자, 주자, 마음을 주자!!"

김 유 진(울산 MS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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