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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윤성원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2-12-31 오후 12:37:18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과 우리나라가 함께 제1차 동아시아 감염관리학회(EACIC : East Asian conference on Infection Control and prevention)를 일본 도쿄에서 개최했다. 주최는 양국의 감염관리학회와 감염관리간호사회가 공동으로 맡았다.
　
이번 학회는 한국과 일본이 중심이 돼 병원에서의 감염관리를 어떻게 잘할 것인지, 그리고 항생제 내성균과 같은 내성전달이 빠른 균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등을 논의했다. 한국에서는 의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 40명이 참석했는데 이중 간호사는 논문발표자와 일반참가자를 합쳐 27명으로 대다수를 이뤘고 일본에서는 총 200여명이 참석했다.

　학회에서 양국간 감염관리방법을 비교해 본 결과, 조금 차이가 있었지만 두 나라 모두 새로운 전문분야인 감염관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의사 중심으로 감염관리를 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감염관리간호사가 적극적으로 감염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는 것이 달랐다.

　또한 미래의 감염관리 방향을 어떻게 둘 것인지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자리에서 일본과 우리나라의 좋은 점을 서로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일본은 수많은 외과의사들이 직접 감염을 줄이는 문제에 관심을 가져 감염관리학회에 등록을 하고 필요한 최신 지식들을 실무에 적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본은 1000명이 넘는 감염관리의사들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감염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임상의사들이 감염관리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에 사뭇 비교가 됐다.

　감염문제가 생기면 사회 전체가 쑤셔놓은 벌집처럼 법석대다가 실제 변화는 별로 없이 금방 조용해지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도 감염문제를 실제적으로 해결해 나가려는 일본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인상적이었던 강의는 감염관리전문가가 병원 내외에서 자문 요청을 받을 때 주의할 점들이 무엇이며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관한 것이었다. 매일 자문요청 전화를 받는 감염관리담당자라면 귀가 솔깃할 만큼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내용이었다. 일본 간호교육연구센터 부속대학원 치야코 히로세 교수는 감염관리에 관한 적절한 상담에서 문제 도입시 주요점과, 해결과정중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때 주의할 점 등을 잘 설명했다.

　일본 최초의 감염관리사 마리코 마츠모토 간호사는 병원 내부에서 언제 어떻게 자문을 받게 되는지,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관련부서와 팀을 이뤄 해결해 나가는지를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공동 해결자로서의 감염관리간호사의 역할도 소개했다.

　아직은 병원 전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미흡한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효과적인 자문이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클 것이며, 감염문제를 감염관리전문가와 같이 적극적으로 해결했을 때 감염관리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

　이번이 첫 학회라 미숙한 부분도 있었지만 양국 감염관리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교류할 수 있었던 뜻깊은 기회였다.

　제2차 동아시아 감염관리학회는 올해 11월 14∼15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감염관리전문가들이 200여명 참가할 예정이라고 하니 지금부터 손님 맞을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