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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간호대학 4면] 정나영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2-10-31 오전 09:45:35

　간호대학 교수님들께서 4년간 성적이 상위 10%이내에 해당되는 학생들에게 일본 연수를 보내주신다는 신입생 홍보책자의 내용을 보면서 그 행운의 주인공이 나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적이 있었다. 4학년이 된 나는 연수생 6명의 일원으로 이달초 5일간 일본 성마리아병원을 다녀오는 행운을 안았다.
　
성마리아병원은 후쿠오카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의 구루메라는 도시에 있는 병원으로 5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큰 규모의 병원이다. 원내 시설들이 매우 컸고 환자를 배려한 시설과 전통의상을 응용한 환자복 등이 눈길을 끌었다.

　첫 발걸음을 한 중환자실에서는 여유있게 확보돼 있는 환자공간과 함께 기본간호가 철저히 실시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일본의 발달된 목욕문화의 영향으로 중환자들에게도 목욕서비스가 정성스레 제공되고 있었다.

　다음 실습지는 성모병동. 이곳은 노인환자를 간호하는 병동으로 질환 중심의 병동과 케어 및 재활 중심의 병동으로 나뉘어 있었다. 케어 위주의 병동은 양로원처럼 노인이 상주하면서 서비스를 받는 곳으로 주간보호서비스도 병행되고 있었다.

　우리는 `개호보험'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대상자가 의료보험과 개호보험 중 어느 서비스를 받을지 판단하는 역할에 간호사가 참여하고 있었다. 개호보험 지원대상으로 판단된 환자의 경우 단계에 따라 케어를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들었다. 코디네이터로서의 간호사 역할이 일본 노인간호분야에서 돋보이는 듯했다.

　호스피스병동은 우리나라보다 시작은 늦었지만 시설면에서 훨씬 발전한 모습이었다. 특급 호텔 수준의 시설과 환자 및 가족을 위해 배려한 공간들이 인상적이었다. 특이했던 것은 호스피스병동 내에 바를 설치하고 주류를 비치해 환자가 원하면 술도 마실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일본은 대부분의 호스피스시설이 일정 수준 이상이며, 호스피스기관 수가 일본 전역에 400여개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모든 사람들의 편안한 임종을 위해 간호사와 병원이 적극 노력해야 함은 물론, 국가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생각했다.

　신생아실은 WHO협력센터로서 명성에 걸맞게 규모와 시설이 훌륭하며 간호사들의 자부심도 높았다. 신생아중환자실에 머물던 아이들을 초등학교 때까지 추적 관찰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과 집중치료실에 있는 환아들에게도 반드시 모유를 먹이도록 하는 모습이 놀라웠다. 모유수유를 당연시 하는 일본의 수유문화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수유문화 개선을 위해서도 간호사가 먼저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 기억나는 것은 기계장치가 필요한 아기들에게 필요한 기계들을 임대해주는 시스템이었다. 아기를 엄마 곁에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가 아니겠는가.

　이밖에 동선을 줄이면서 환자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한 미니스테이션, 손씻기가 철저히 실천되는 환경, 안전성을 기울인 각종 기계와 기구, 각종 편의시설과 환자가족을 위한 공간 등 작은 배려들에서도 병원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일본의 간호, 의료제도, 병원시설 등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이번 연수를 통해 우리 병원 현실을 돌아보고 우리의 문화와 정서에 맞는 의료시스템의 개발과 간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앞으로 제 몫을 다해내는 멋진 간호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정 나 영(가톨릭대 간호대학 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