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칼럼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9-07-01 오전 09:28:08

　올해 2월 나는 꿈에 그리던 병원에서 신입간호사 교육과정에 당당히 참여했다. 교육과정 중 `환자체험 학습'을 통해 환자를 눈으로 이해하는 것과 몸으로 직접 경험하는 것에는 실로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신입간호사 33명은 두 명씩 짝을 지어 환자체험 학습을 시작했다. 하나 둘 환의로 갈아입자 처음에는 시끌벅적하던 분위기가 점차 숙연해졌다.

　환의를 입는 순간 정말 환자가 되어버린 기분이 들었고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전해져왔다.

　`보이지 않는 두 눈' 체험은 두 눈에 거즈를 댄 후 파트너만을 의지하면서 강당 내부를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막상 눈이 보이지 않게 되자 발 한 걸음 한 걸음을 땔 데마다 두려움이 느껴졌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파트너가 장애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고 정서적으로 지지해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게 됐다.

　`침상에 누운 환자' 체험도 했다. 침대에 누워보니 파트너의 얼굴이 낯설게 느껴졌다.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산소마스크가 코와 입을 모두 감싸자 너무 많이 답답했고, 비관(nasal prong) 때문에 콧구멍 안이 자주 간지러웠다.

　환자분들이 얼마나 답답하고 불편해 할지를 생각하니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환자분들이 표현하지 않아도 호흡기 밴드부분의 위치나 조임을 자주 살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간호사로서 환자를 얼마나 이해할 수 있으며, 그들을 질적으로 케어할 수 있을까.

　이번 환자체험 학습을 통해 그동안 막연히 허전하고 불안했던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초심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늘 환자의 입장에서 헤아리고 배려하면서 간호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으로 나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환자를 만나게 될 것이다. 환자 앞에 서 있는 그 순간, 간호사는 그가 의지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존재가 된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둘 것이다.

　환자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그들이 원하는 간호를 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간호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한나(춘천성심병원 간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