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전문간호사의 새 분야 6개가 확정 발표됐다. 2000년 1월 4개 분야별간호사가 전문간호사로 명칭이 개정되는 첫 결실을 거둔 이후, 전문간호사 분야가 10개로 확대되는 성과를 다시 이뤄낸 것이다.
한국 간호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위대한 개가를 올린 참으로 감개무량한 일이다. 오늘이 있기까지 그동안 우리는 수많은 난관에 부딪혔다. 하지만 확고한 신념과 비전을 갖고 간호계의 뜻을 하나로 모으고, 지속적으로 정부를 설득하고 조율하면서 헤쳐나왔고 마침내 값진 열매를 거두었다.
전문간호사 분야 확대와 함께 앞으로 전문간호사가 되기 위해선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기관에서 전문간호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하도록 의료법 시행규칙에 명시한 것도 큰 성과이다.
전문간호사 교육과정, 실무경력분야, 교육기관 지정기준 등에 관해 필요한 세부규정은 장관 고시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 이미 보건복지부는 간호협회와 심도 있는 의견수렴을 거쳐 고시(안)을 마련했으며 이 달 중순경이면 확정 공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전문간호사의 법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앞으로 어떻게 성공적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굳건히 뿌리내리게 하느냐가 새로운 숙제로 주어졌다.
우선, 전문간호사들이 해당 분야별 실무현장에서 자신의 이름에 걸맞은 역할을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간호사의 역할을 의료법에 명확히 규정하는 작업이 빠른 시일 내 이뤄져야 한다.
둘째, 전문간호사의 자격과 역할을 인정하고 대우하는 보상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전문간호사가 제공하는 간호서비스에 대한 수가도 현실성 있게 개발, 지불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전문간호사가 의료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경영에 기여하는 비용효율적인 인력임을 입증하는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셋째, 전문간호사 교육과정과 자격시험의 엄격한 질 관리가 필요하다. 이는 정부의 통제나 감시보다는 전문직단체의 자율규제기구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출범한 한국간호평가원에서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넷째, 전문간호사 수요-공급 체계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가야 한다. 해당 분야별로 요구되는 전문간호사 수를 합리적으로 예측하고 장기적인 수급계획을 세워야 한다. 무분별한 양성을 통해 귀중한 인력을 사장시키는 우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전문간호사는 수준 높은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상급간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연구활동에 충실하며, 일반간호사들을 교육하고 이끌어 나가고,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차별화된 역할을 하는 우수 자원이다.
이들 전문간호사는 시대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필연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의료소비자들이 전문적인 양질의 간호서비스를 받길 원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는 저렴한 비용으로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기다리고 있다. 의료서비스시장 개방을 앞두고 국제 경쟁력을 갖춘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은 국가의 당면과제이기도 하다.
간호사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기회이자 도전임은 물론이다.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이며, 간호 전체의 위상을 높이고 국민들로부터 인정받는 간호로 거듭나는 길이기 때문이다.
전문간호사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데 다같이 한마음으로 열정을 쏟고 힘을 모아 나가야 한다.
우리보다 앞서 전문간호사제도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운영해 나가고 있는 미국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장점은 최대한 취하고 시행착오는 되풀이하지 않는 지혜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