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칼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재국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3-01-16 오후 13:53:13

지난 대통령선거 보건의료부문에서 각 후보의 공약을 비교 검토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당선자가 인수위원회를 가동하면서 관련 부처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정권 초기에 선거공약과 관련되는 개혁 또는 변화가 예상되나 우선 선거공약과 관계없이 금년도에 새롭게 도입되거나 변화하는 제도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볼까 한다.

　우선 의료소비자의 알권리 신장 및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종합병원 및 100병상 이상 병원에 대한 의료기관평가가 실시되고 원격의료가 가능해지며, 의료인 및 의료기관에 대한 광고 범위가 확대된다.

　응급의료서비스 수준 향상을 위한 응급의료기관 및 응급의학전공의에 대한 지원과 뇌사자 발굴병원에 이식대상자 선정상의 우선권을 부여하여 뇌사 장기 기증이 활성화된다.

　(한방)공중보건의사 배치가 확대되고, 국가 암조기검진사업에 위암·유방암·자궁경부암 외 간암이 포함되고,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말기암환자호스피스 시범사업이 실시되며 이를 통해 호스피스·완화의료서비스 모형 개발 및 호스피스·완화의료 종사자 교육프로그램개발·교육이 실시된다.

　2002년도에는 만성신부전증, 근육병, 고셔병, 혈우병, 베체트병, 크론병 등 6종의 희귀·난치성 질환자에 대한 의료비를 지원하였으나, 새해부터는 이외 다발성경화증, 아밀로이드증 환자들에 대해서도 지원하게 되어 환자 및 환자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이 한층 줄어들게 된다.

　복지부문 중에서 간호인력 수요와 연계되는 것으로서 시설 및 인력 증가와 관련되는 제도를 살펴보면 치매 등 만성질환 노인을 위한 전문요양시설과 중산·서민층 노인을 위한 실비노인요양시설이 신축되고, 영아·장애아를 위한 보육시설이 확대된다.

　노인양로시설 종사자를 확대 배치하고 노인복지시설 시설장의 자격기준을 사회복지사 2급 이상 또는 의료인 경력 5년 이상에서 사회복지사 3급 이상 또는 의료인으로 완화하게 된다.

　다음으로 보건의료와 관련된 대선공약사항을 살펴보면 성분명 처방 및 대체조제의 확대는 의약분업의 기본골격에 관한 것으로서 의약계의 첨예한 대립 상황을 고려해야 하고 또한 의약분업의 수정보완이라는 과제를 감안한다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

　중요한 공약사항 중의 하나로 공공의료의 확대가 있는데 여기서는 먼저 정확하고 실천 가능한 공공의료(또는 공공의료기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고 또한 예산 확보 방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건복지부에서 인수위원회에 보고한 사항 중에도 이에 관한 것이 포함되어 있는데 한 달만에 인수위원회에서 결정하기에는 부처간의 협의 등으로 시간이 부족한 것 같고 앞으로 시간을 두고 세부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 임명되는 장관의 역할도 어느 정도 필요할 것이며, 당연히 신임장관의 역할은 이 분야에만 한정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은 공공의료의 확대는 간호인력의 수요와 연결될 것이다.

　그외 건강보험의 재정통합이 있으나 이 또한 한나라당과의 협의가 필요한 사항으로서 한나라당에서는 자영자의 소득파악이 선결될 때까지 재정통합을 반대했으며, 만약 금년 6월말까지 법 개정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7월 1일부터 법에 의하여 재정통합을 해야만 한다. 약가인하, 환자 본인부담제 등의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방안 역시 금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끌 것으로 보여지며, 그외 각종 보건의료제도 변화와 관련되는 각종 단체의 대응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최근 이미 각 보건의료단체에서는 인수위원회에 건의안을 제출하는 등 해당 단체에 유리한 행동을 발빠르게 취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에서도 다른 보건의료단체들처럼 간호와 관련된 정책을 건의하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이는 금년 한 해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노무현 정권 5년과 관계가 있음은 자명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