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칼럼

[대한결핵협회 결핵연구원] 김희진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2-02-28 오후 13:06:17

김희진 기술협력부장<대한결핵협회 결핵연구원>

우리나라는 1962년부터 국가결핵관리 체계가 전국 보건소를 대상으로 수립되면서 체계적인 환자 관리가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며 1984년부터 효과적인 단기화학치료가 도입되면서 치료 효율의 향상과 함께 결핵 유병률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1965년부터 1995년까지 5년 간격으로 실시해온 전국 결핵실태 조사결과에서 배양양성 및 도말양성 환자(균양성)의 유병률은 1965년 0.94%에서 1995년 0.22%로 매년 약 5.1%씩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의 결핵문제는 심각해 2002년에는 인구의 약 42%(2천만명)가 결핵감염자로 잠정 집계되는 등 매년 약 15만명이 새로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감염자 중 매년 약 8만명이 새롭게 활동성결핵환자로 발병되고, 엑스선상 활동성 폐결핵환자 수는 국민 200명당 1명, 전염성 환자는 600명당 1명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핵사망률은 6.25 동란 직후인 1954년에는 300∼400명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80년에 들어서면서 사망원인 통계연보가 나오기 시작해 1980년에는 약 30, 1984년 19.5, 1990년 11.7, 1993년 10.1, 1998년 7.4, 2000년 7.2 (사망자수 3,413명) 등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OECD 가입국가 중 결핵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2000년 6월 1일을 기해 인터넷 전산망을 통해 결핵정보감시체계가 구축되면서 2001년도 신고된 신환발생현황은 보건소 1만6745명, 민간 병·의원 1만9507명(53.8%)으로 민간의료기관에서의 환자신고비율이 높았다.

우리나라에서는 결핵관리를 위해 각 보건소에 간호사들을 결핵관리요원으로 배치해 환자발견 및 등록치료, 환자의 중도 탈락을 방지하기 위한 일차적인 환자교육과 관리에 역점을 두고 있다. 표준화된 처방으로 치료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끝까지 치료를 마치도록 환자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다.

현재 결핵치료는 최소 6개월이지만 대부분 치료를 시작한 후 바로 증상이 좋아지기 때문에 끝까지 약을 잘 복용하도록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각 보건소의 결핵관리요원으로 배치된 간호사의 역할이 결핵퇴치사업에서 가장 중요하다.

민간의료기관의 경우 등록된 환자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유료 치료라 중도 탈락자가 많기 때문에 치료 효율이 낮다. 또한 표준 처방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각 시·도 단위에서는 시·도 결핵담당간호사가 보건소 결핵요원의 지도관리 및 약품배정은 물론 등록된 환자들에 대한 자료를 취합해 보건복지부로 보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결핵연구원 같은 중앙단위에서는 시·도로부터 보고받은 자료를 분석함으로써 결핵관리를 평가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정책을 수정·보완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대한결핵협회에서는 결핵균 배양검사, 약제 감수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보건소 혹은 민간의료기관에서 치료를 실패한 환자나 약제 부작용 환자들을 부설 복십자의원에서 치료하고 있다. 결핵관리의 기술적인 부분, 연구사업, 교육과 훈련 등도 결핵연구원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인터넷 홈페이지(www.knta.or.kr)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결핵관리의 필요성을 홍보하고 결핵에 대한 전문지식 및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결핵관리체계는 아직까지 민간의료부문에서 치료받는 환자들을 국가에서 관리하지 못하고 있으며, 초치료 실패 후 재치료는 전문의료기관에서 유료로 하고 있다. 전염병관리 측면에서 볼 때 점차 모든 전염성 결핵환자에 대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며 남북통일을 대비해 심각한 상태에 있는 북한의 결핵문제에 대해서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 동안의 실태조사를 근거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매년 약 5%씩 결핵유병률이 감소한다고 가정했을 때 결핵근절에 가까운 상태는 2070년경에나 도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결핵이 계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에서는 연간 결핵감소율 5%를 유지하기가 어려워 실제적으로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결핵상황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에서 결핵관리 전문가를 양성하고 기존의 결핵관리체계가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 결핵환자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간호사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