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간호

[편집국] 박미경   mkpark@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5-07-07 오전 08:32:00

한국, 일본, 타이완, 홍콩 등 아시아 각 나라 국민들이 생각하는 `좋은 간호사'에 대한 보고가 나왔다. 지난 5월 국제간호협의회(ICN) 총회 학술프로그램의 하나였던 `굿 너스 프로젝트' 심포지엄에서는 4개국 환자들의 좋은 간호사에 대한 관점이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좋은 간호사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4개국 환자들은 비교적 유사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좋은 간호사의 기본 요소로 환자에 대한 동정심, 환자요구 충족, 전문성, 덕성있는 태도 등을 꼽았다. 반면 나쁜 간호사의 요소로는 무성의함, 근무태만, 전문성 결여, 환자무시 등을 들었다. 대체로 비슷한 인식들 속에 각국의 철학적 배경, 문화적 특성에 따른 차이점이 존재했다.

◇한국=가족과 같은 간호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로부터 가족이 주는 친밀감과 따뜻함을 기대하고 있었다. 이는 가족애가 유난히 끈끈한 한국 문화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환자들은 또한 전통적 가치관과 현대적 가치관이 조화된 간호사 상, 다시 말해 덕을 갖추었으면서도 전문성 높은 간호를 수행할 수 있는 간호사를 이상적으로 여기고 있었다. 고유의 전통과 현대 과학의 결합을 통해 한국만의 특색 있는 간호를 정립시켜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측 연구는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엄영란 순천향대 간호학과 교수, 한성숙 가톨릭대 간호대학 교수, 조남옥 한국방송대 간호학과 교수, 홍여신 서울대 명예교수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일본=문화적 특성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예의를 갖춘 간호사를 좋은 간호사로 인식했다. 이름에 존칭을 붙여 불러주며, 매사에 환자를 존중하는 간호사가 이상적인 간호사 상이라고 답했다.
다른 3개국에 비해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은 일본인들은 간호사를 인격을 갖춘 한 개인으로 보기 때문에 `좋은 사람'을 즉 좋은 간호사로 생각했다. 환자－간호사의 만남을 사람－사람간 관계맺음으로 인식하고 이 관계를 잘 가꿔가는 사람 또한 좋은 간호사로 분류했다.
이와 함께 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편안하게 하며, 유머감각이 있는 간호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완=환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간호사가 좋은 간호사였다. 권리에 대한 욕구가 비교적 강한 타이완 사람들은 부당함에 맞서서 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간호사, 과실이 있을 때 사과할 줄 아는 간호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돌봄을 중요하게 생각해 환자에게 동정심을 갖고 진실로 귀기울여주며 친지나 친구처럼 힘을 북돋워주는 간호사, 친절한 태도와 밝은 표정으로 환자를 도와주는 간호사, 질 높은 전문간호기술을 가진 간호사, 좋은 간호사가 되기 이전에 인간애를 가진 사람을 굿 너스로 묘사했다.

◇홍콩=의식이나 정신적인 면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환자의 마음과 교류하려는 노력을 좋은 간호사에게서 찾았다. 중국의 전통적인 유학사상, 불교적 요소, 사회주의적 사고 등도 좋은 간호사를 판단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중국 철학에서 말하는 `덕'을 갖춘 간호사,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가족 같은 간호사를 선호하기도 했다.
각국 연구팀들은 “좋은 간호사로 인해 환자가 삶의 희망과 의지와 평안을 회복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온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임상현장에서의 시사성이 매우 큰 이 연구를 보다 심도 깊게 이어나갈 것”이라고 보고했다.

박미경 기자 mkpark@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