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협회 활동

[편집국] 정규숙기자   kschung@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4-12-30 오전 08:43:07

◇간호교육 4년 일원화에 부응하는 선진간호체계 갖춰야

◇안홍준·신경림 국회의원 주최 - 간호협회 주관

◇의료기관의 실습교육 실시 의무화해야
◇간호학과, 반드시 실습병원 확보해야

◇임상실습지도자 자격·교육 표준화
◇임상실습교수제도 도입 필요


간호교육 4년 학제 일원화를 실현한 데 걸맞은 선진간호체계를 갖추기 위해선 무엇보다 실습교육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는 2011년 세계 간호에 자랑할 만한 간호교육 4년 학제 일원화의 토대를 마련했으며, 2018년이 되면 간호교육 4년 학제 일원화가 완성된다.

대한민국 선진간호체계 구축을 위한 공청회가 ‘간호실습교육제도 개선방안’ 주제로 지난 12월 2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안홍준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신경림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주최했으며, 대한간호협회가 주관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후원했다.

공청회에서는 주제발표를 신수진 순천향대 간호학과 교수가 했다. 신수진 교수는 대한간호협회의 용역의뢰를 받아 ‘간호학 실습교육 발전을 위한 기초연구’를 수행한 연구책임자이다. 실습교육현황 및 문제점을 3가지로 제시했다.

첫째, 학생들의 실습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교육기관과 실습기관의 지역별 불균형이 문제로 나타났다. 방학 중에 실습하는 경우가 35%에 달했다. 학교가 위치한 지역이 아닌 타지에서 실습이 이뤄질 때 학생과 임상실습지도자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

둘째, 임상실습이 관찰과 구두설명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환자에게 직접간호술기를 시행할 기회가 매우 부족하고, 임상현장에서 할 수 있는 실습이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임상실습지도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방병원이나 특수분야 현장의 경우 자격을 갖춘 현장지도자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수진 교수는 실습교육 개선방안을 통해 “의료기관에서 간호실습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의료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설립운영규정을 개정해 간호학과를 현행 자연계열에서 의학계열로 분류해야 한다”면서 “의학계열로 전환되면 부속병원 설치가 의무화되며, 단 부속병원이 없는 간호학과는 예외적으로 정원 규모에 부합하는 실습병원을 반드시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 당 교원 수에 대한 기준을 간호교육의 특성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간호학과 신설에 대한 사전인증과 심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신설 인증과정에서 제시된 계획의 시행 여부를 평가해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을 경우 패널티를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수진 교수는 “의료기관 평가인증기준에 간호실습교육 시행을 필수항목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면서 “의료기관 규모에 맞게 적정한 간호실습교육을 수행한 기관에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실습지도자 자격기준을 임상경력 중심으로 정하고, 관련 보수교육 등을 이수한 사람으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임상실습교수제도 도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간호교육평가원의 인증기준을 개정해 술기실습 및 시뮬레이션 실습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신수진 교수는 “간호법 제정 또는 의료법 개정을 통해 간호사 수급조절을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가칭)간호인력수급조정위원회를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원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자로 나선 고순희 포항대 간호과 교수는 “의료기관에 간호실습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면서 “관찰과 구두위주의 실습을 보완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랩 등을 활용한 간호실습교육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대학 교수 확보를 위해 간호대학원 박사과정 정원을 증원할 필요가 있다”면서 “임상실습지도자 인증기준을 임상경력 중심으로 강화해 실력과 역량을 갖춘 지도자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보경 명지병원 간호부장은 “간호학과 운영 시 실습병원 지정을 의무화하고, 의료기관 또한 간호실습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장실습교육 이전에 시뮬레이션 교육, 표준화환자 등을 통한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병원에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방학 중에 인턴십 과정을 운영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완택 초당대 간호학과 학생은 전국간호대학생연합이 조사한 실습환경 실태를 발표했다. “전국 201개 대학 중 41개 학교만이 부속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부분 타 대학 부속병원 및 일반병원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면서 “한 병원에 실습 학생이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원거리로 실습지를 배정받은 경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을 위한 별도의 탈의실(휴게실)이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25.8%였다. 이때 주로 간호사 탈의실을 함께 사용하고 있었으며(67.9%), 화장실을 이용하는 경우도 15.2%였다.

이운식 교육부 대학학사평가과 사무관은 “현재 2주기 간호교육 평가·인증이 진행 중에 있으며, 앞으로 폭넓은 의견수렴과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간호계의 목소리가 반영된 3주기 평가·인증기준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을기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간호교육에서 실습은 매우 중요한 이슈이며, 오늘 토론회에서 제시된 개선방향에 동감한다”면서 “간호교육기관과 실습기관의 지역별 불균형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실습교육의 애로사항을 듣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 개회사를 한 안홍준 국회의원은 “간호학과의 양적 팽창에 비해 교육환경과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다”면서 “안전하고 수준 높은 대국민 의료서비스를 하는 데 걸맞은 체계적인 간호교육 시스템을 통해 선진 간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림 국회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대한민국 간호교육은 OECD 국가 중 최초로 4년 학제 일원화를 실현해 국제 간호교육의 모범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이에 부응하는 내실 있는 간호교육체계를 갖추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간호사의 전문성에 달려 있으며, 전문성을 가늠하는 첫 번째 척도가 바로 간호교육”이라면서 “오늘 제시된 의견들을 적극 검토해 국민 건강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간호실습교육제도 개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축사를 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은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보건의료서비스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간호사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간호교육의 질을 높여 우수한 간호사를 양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간호실습교육 개선과 인프라 확충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오늘 공청회를 통해 좋은 개선방안을 제시해주면 꼭 해결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축사를 통해 “한국 간호시스템이 세계가 부러워할 선진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뒷받침하겠다”면서 “간호사들이 안심하고 보람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개회식에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간호사들을 격려했으며, 김옥수 대한간호협회장이 인사말을 했다.

정규숙·김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