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편집국] 김경원기자   kwkim@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8-08-20 오전 10:09:28

◇ 약계, 공백 막기 위한 해결책 촉구
◇ 의협, 6년제 도입에 반대 입장 밝혀

　약학대학 6년제가 2009년부터 도입된다. 약학대학 학제를 6년제(일반학부 2년+약학전공 4년)로 개편하는 내용을 담은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2006년 1월 통과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약학대학의 수업연한이 4년에서 6년으로 바뀐다. 그러나 전국의 약학대학에서 2009년과 2010년에는 신입생을 선발할 수가 없다.

　2009학년도에 입학한 일반학부생들이 2년 교육을 마친(2011년) 후에야 약학전공 입시관문인 약학입문자격시험(PCAT · Pharmacy College Admission Test)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2년간 신입생을 선발하지 못할 경우 2013~2014년에는 신규 약사가 배출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다.

　`약사 배출 2년 공백' 문제와 관련, 약계와 의료계가 논쟁을 벌이고 있다. 약계는 약학입문자격시험을 조기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고, 의료계는 약대 6년제 시행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한국약학대학협의회는 교육과학기술부에 약사가 배출되지 않는 공백기간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 약대 6년제를 조기시행할 것을 정식으로 건의했다. 약대 4년제와 6년제를 2년간 한시적으로 병행하는 방안과 2009년부터 기존 학부생을 상대로 약학입문자격시험을 치르도록 하는 방안 두 가지를 제시했다. 협의회는 2년간 약대 신입생을 못 받게 될 경우 등록금 결손 등으로 인해 벌어질 약대의 재정 악화 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제약협회도 내년부터 2년간 기존 4년제 약대에서 학생을 병행 선발할 것을 교과부와 보건복지가족부에 건의했다. “제약업계가 2년 동안 400여명의 약사인력을 공급받지 못한다면 제약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정부의 정책추진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면서 “약사 배출의 공백을 없애기 위해서 2009~2010년에 4년제 약학대학 학생을 병행 선발할 수 있는 경과규정을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병원약사회도 역시 교과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약계에서는 6년제 도입을 위해 법을 개정할 당시에는 2009~2010년도에 신입생 공백이 생기는 점에 대해 크게 문제 삼지 않고 동의해 놓고선, 지금은 오히려 공백 기간을 이유로 6년제 조기시행을 주장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약계의 의도대로 정책이 바뀐다면 정부 스스로 약대 6년제 개편이 졸속적인 제도 도입이었음을 인정하는 셈”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의사협회는 그동안 약대 6년제 도입으로 약사가 약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하고, 의료인의 자격을 얻으려 한다며 계속해 반대해왔다. 현재 약대 6년제 시행 저지를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약계와 의료계가 논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원칙을 지킨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복지부는 약사 2년 공백 문제가 이미 약대 개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기됐던 것인 만큼 합의를 거쳐 동의한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과부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공포 이후 이해 당사자가 논의한 결과대로 약대 개편 준비에 따른 정책연구를 지원했고, 그대로 집행할 계획이라면서 “약계에서 주장하고 있는 약대 6년제 조기시행은 의사협회의 동의 없이는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