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편집국] 김보배기자   bbkim@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0-05-26 오전 11:33:24

뇌사자 장기기증의 전 과정을 수행하는 국내 첫 독립장기구득기관인 한국장기기증원이 개소 1주년을 맞았다. 한국장기기증원 소속 장기구득코디네이터로 활약하고 있는 간호사 25명은 잠재뇌사자를 파악·관리하고, 뇌사자를 기증에 적정한 상태로 유지시키는 데 불철주야 힘쓰고 있다.

장기구득코디네이터 간호사들은 담당 권역 내 병원(주로 중환자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면서 잠재 뇌사추정자를 발굴하고, 장기기증을 하도록 설득한다. 잠재뇌사자 신고를 받으면 현장으로 출동해 환자 상태를 사정한다. 보호자에게 동의서를 받고, 뇌사판정대상자관리전문기관(HOPO)으로 잠재뇌사자를 이송해 간호한다. 장기기증 적출수술이 시행될 때까지 잠재뇌사자의 컨디션을 기증에 적정한 상태로 유지시키고, 뇌사판정 과정과 수술 스케줄을 조정한다. 장기기증 이후에도 유족에 대해 정서적 지지를 아끼지 않는다.

경기 남부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이 송 간호사(사진)는 “잠재뇌사자와 가족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지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장기기증 절차가 복잡하고 보통 1박 2일∼2박 3일의 시간이 소요돼 가족들이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기증 후에는 대부분 마음이 편안하다고 말씀하신다”고 밝혔다.

일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보호자로부터 동의를 받는 과정을 꼽았다. “뇌사환자 앞에는 그대로 사망하는 길과 9개의 장기를 이식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두 가지가 있다고 설명해 드리면서 설득한다”면서 “상세하게 알기 쉽게 설명하고, 보호자들이 신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장기기증원 간호사들은 장기기증에 대해 인식이 부족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홍보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이 송 간호사는 “장기기증은 여러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일이다. 잠재뇌사자의 컨디션을 관리하고, 다양한 의료인들과 전문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간호사는 장기구득코디네이터로 적임자”라면서 “간호사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장기기증원은 2009년 5월 7일 문을 열었다.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설립됐으며, 서울대병원 함춘회관 내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서울·경기·강원·인천·제주(1권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2권역(충청·전라·광주·대전)과 3권역(경상·대구·부산·울산)으로 확대해 전국 네트워크를 갖출 계획이다.

김보배 기자 bb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