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편집국] 정규숙기자   kschung@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0-05-26 오전 09:52:18

◇ 나이팅게일 선서 항상 되새겨
◇ 고통을 넘어서면 그만큼 성장
◇ 간호계의 정치적 역량 키워야

　“나는 늘 간호사였고, 간호사인 것을 보람 있게 여겼으며, 나의 일에 한결같이 열심을 다해왔다. ‘나는 나의 일생을 의롭게 살겠다’는 나이팅게일 선서 구절을 깊이 새기면서 삶의 과정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김화중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자신의 인생 여정을 담아낸 ‘장관이 된 간호사’를 펴냈다. 자서전적 글이지만 단순한 개인사를 뛰어 넘어 간호사의 길을 보여주고, 인생의 가르침이 되어주는 잠언집 같다. 간호사가 되기를 꿈꾸는 청소년들과 간호대학생들에게 ‘멘토’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의미 깊은 책이다.

　책은 네 파트로 구성돼 있다.

　1부 ‘간호사를 꿈꾸며’에서는 서울대 간호대학 시절을 털어놓았다. 전공강의와 실습을 통해 갈등과 좌절을 겪고,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배우면서, 정체성을 찾아나간 이야기다. “자신의 정신세계를 깊고 넓게 확장하길 바란다.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수준만큼 행동하고 성취하게 되기 때문이다.”

　2부 ‘간호사가 되어’에는 서울대병원 간호사로 일했던 경험을 담았다. 신입시절 실수하고 꾸지람을 들을 때는 힘들었지만 결국 자신을 성장시킨 것은 선배들의 쓴소리였다고 말했다. 가난해서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환자들을 보며 가슴 아팠고, 의료제도와 정책과 법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3부 ‘더 넓은 세계를 향해’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로 살아온 이야기다. 보건진료원제도 탄생과 성장을 지켜온 과정, 지역사회간호학자로 우뚝 서게 되기까지의 과정 등이 기록돼 있다. “교수가 된 뒤에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을 가르치는 일이란 결국 자신도 배우는 길이다.”

　남편과 세 딸을 두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경험을 떠올리며 말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에는 때로 견디기 힘들 만큼의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힘들어도 참고 넘어야 한다. 고통을 넘어서고 나면 그만큼 내가 성장해 있고, 그 성장을 발판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4부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에서는 대한간호협회장,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으로 뜨겁게 살아온 역사적 시간들을 정리했다.

　간호협회장을 하는 동안 우리나라 간호사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기 위해, 한국의 간호역사를 정리해 사회적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국회의원이 돼 간호·보건의료·교육계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뛰었고, 장관을 하면서는 국민의 보건의료 보장을 위해 재정문제 해결과 질병관리 시스템 정착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간호계의 정치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꿈을 꾸는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내 나이 이제 만 65세, 제3기의 인생 ‘마무리 시기’를 설계하고 있다. 남편과 함께 전남 곡성군에 은퇴자 마을을 조성해 이사할 계획이다. 이곳은 건강하게, 적절한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고령사회의 모델 마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출판기념회 및 헌정식은 김화중 전 장관의 제자들 모임인 지역사회간호연구회 주최로 열렸다. 문의 도서출판 강빛마을 02)749-3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