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편집국] 이유정기자   yjlee@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9-02-25 오전 10:47:24

　“많은 간호사 선후배님들이 뒤에 숨어서 더 빛나는 일을 하고 계신데, 이런 상을 받게 되니 부끄럽습니다. 앞으로 더욱 겸손하고 꿋꿋하게 일하라는 격려의 채찍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이광미 간호사 수녀(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수녀회)가 대한간호협회 `올해의 간호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후 본지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광미 스테파니아 수녀는 지난해 11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시에 파견돼 의료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이광미 수녀는 2004년 7월 문을 연 경기도 안산 빈센트의원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를 비롯해 병들고 의지할 곳 없는 가난한 환자들을 위해 무료진료활동을 하며 차별 없는 사랑을 나누는 데 앞장섰다.

　안산 빈센트의원은 성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 유지재단이 설립한 무료복지의원. 수녀회 창립 40주년을 맞아 한평생 병들고 힘없는 사람들을 사랑으로 돌봤던 빈센트 성인의 뜻을 잇자는 수녀들의 의견에 따라 이광미 수녀가 중심이 돼 설립했다.

　안산 빈센트의원은 `의료보험증이 있는 환자는 받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구가 말해주듯 극빈자와 노숙자,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 주민등록 말소자 등 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된 이웃을 위한 안식처가 되고 있다.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원을 찾아옵니다. 무료로 치료를 받고, 같이 밥도 먹고, 필요한 옷가지나 생필품도 가져가는 등 잠시 비바람을 피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죠.”

　의원은 간호사, 의사 등 의료인을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의 힘으로 운영되고 있다. 진료과목도 봉사자들의 형편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간호사들은 개인이나 의료기관에서 단체로 봉사를 나오는데, 특히 주말을 이용해 봉사를 나오는 간호사들이 많아 근로자를 위한 휴일진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광미 수녀는 “의원을 찾는 환자 한 분 한 분을 내 가족처럼 여기고 헌신적으로 일해 주는 봉사자들의 고마운 마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면서 “세상에 사랑을 전하는 일에 동참해 준 봉사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광미 수녀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해야 하는 법인데 수상자라고 하니 발가벗고 서 있는 느낌입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의료봉사활동에 더욱 정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