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편집국] 이유정기자   yjlee@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8-11-26 오전 10:44:36

　간호사의 삶을 랩에 담아 노래하는 가수가 있다. 남자간호사 이헌준 씨가 폭팔(Pokpal)이라는 이름의 가수로 데뷔해 `Life & Love' 앨범을 냈다.

　데뷔 앨범 타이틀곡은 `화이트스토리-어느 간호사의 노래'로 폭팔이 직접 가사를 썼다. 한시도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신규간호사의 일상을 묘사한 가사가 네티즌들에게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노래를 통해 사람들이 간호사에 대해 갖고 있는 왜곡된 이미지를 바로잡고, 생과 사를 넘나드는 임상현장에서 뛰고 있는 참모습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정식 앨범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폭팔은 수년간의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통해 입지를 굳힌 실력파 랩퍼다. 언더그라운드 시절 간호사를 소재로 한 곡을 인터넷에 올려 9000회에 육박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폭팔이란 이름도 당시 사용했던 `열정의 폭팔'이란 예명에서 따온 것.

　폭팔의 랩은 힙합이라는 장르가 생소한 사람들도 친숙하게 들을 수 있다. 어머니 세대도 즐겨 들을 수 있는 대중적인 음악을 추구하면서 R&B 스타일의 편안하고 감미로운 선율을 주로 선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진정성과 삶의 애환이 깃든 가사가 잔잔한 감동을 더해준다.

　그는 병마와 싸우다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보며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경북과학대학 간호과를 졸업하고, 국립의료원과 청량리정신병원에서 근무했다.

　간호사로 일하며 짬짬이 써온 곡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의 노래로 위안을 얻었다는 팬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대중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가수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게 됐다고.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수를 통해 또 하나의 간호를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치료제와 같은 노래로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