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편집국] 이유정기자   yjlee@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8-05-21 오전 10:38:41

　“존재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일러주고 싶었습니다. 소외되고 낙오됐다고 여기는 이들에게 당신은 귀한 존재라고, 생명은 그 자체로 축복받아 마땅하다고 전하는 속삭임입니다.”

　남경숙 사진작가(간호사)가 `탄생'을 모티브로 한 작품집 `36도 5부'를 펴냈다. 출판기념회를 겸한 사진전시회가 서울 인사동 아트비트 갤러리에서 4월 28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에 앞서 경남 김해에서 한 차례 전시회를 가졌다.

　전시된 작품 55점에는 분만실에서 실제 전개되는 출산의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현란한 과장이나 수사를 배제한 채 거칠지만 날것 그대로인 탄생의 순간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흑백 모노톤의 강렬한 색감은 생명의 존귀함에 대해 역설하고자 하는 작가의 외침을 대변하는 듯하다.

　“한 우주가 탄생하고 꿈틀거리는 모습, 고통을 감내하며 탄생의 경이로움을 몸소 실천하는 위대한 어머니들로부터 희망을 읽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남경숙 작가는 저출산, 낙태 등 우리사회의 어두운 단면과 정면으로 맞서 `이것이 바로 생명'이란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작품의도를 밝혔다.

　남 작가는 10여년 전 산부인과 의원에서 일하며 아이들을 사진에 담기 시작했다. 당시의 작품에 대해 “형식미에 빠져 깊이를 느낄 수 없었다”고 자평하는 그는 “사진도 간호와 같아 피사체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출산의 고통 이면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산모와 혼연일체가 되어 셔터를 누르다보니 감동이 절로 따르더라는 것.

　그는 “앞으로 `죽음'에 관한 사진을 찍고 싶다”면서 “삶과 죽음은 순환하며, 죽음은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는 과정일 뿐”이라는 철학을 피력했다.

　1981년 대동대학 간호과를 졸업했다. 경성대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울산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미소사진전 특상, 매일 어린이사진전 대상을 수상했다. 대동병원을 거쳐 현재 김해 뉴욕치과의원에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