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편집국] 김현정기자   hjkim@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8-02-20 오전 08:17:28

　“여러분의 정성은 어려운 이웃에 희망이 됩니다. `삐' 소리 후에는 2000원의 성금이…” 굵직한 남자 목소리의 기계음이 들릴 때마다 또 누군가가 밥을 먹었겠다는 생각에 절로 배가 부르다.

　오늘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ARS 전화(060-700-1212)를 걸고 있는 온정의 주인공은 김금재 전북대 간호대학 명예교수.

　2004년부터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 전화를 통해 나눔을 실천해온 김금재 교수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2007년 ARS 최다기부자로 선정됐다.

　“내 밥 한 숟가락 덜어 어려운 이웃에게 주는 것처럼 나눔은 쉬운 일”이라면서 “밥 먹는 것을 잊지 않는 한 나눔도 잊지 않는다”고 나눔의 철학을 소개한다.

　하루 종일 폐지를 모아 팔아 2000원을 받고 근근이 살아가는 어려운 노부부의 사연이 전화기를 들게 했다.

　“내게는 없어도 그만인 2000원이 배고픈 이웃에게는 생명을 이어주는 목숨줄이었다”면서 “밥 못먹는 사람에게 밥 주는 일이야말로 간호의 기본이고 시작이더라”고 김 교수는 말했다.

　30여년간 전북대 간호대학 교수로 후학양성에 힘써온 김 교수는 2001년 50대 중반 문턱에서 과감히 퇴직을 결심했다. “아픈 사람을 돌보는 것도 중요한 간호지만 아프지 않게 하는 것이 더욱 간호의 근본”이라고 생각했다고.

　그래서 지금은 노인대학 등을 다니면서 인생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방법인 `나눔'을 가르치고 있다. 나눔을 실천하고 가르치는 요즈음이 김 교수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신바람 나는 시간들이다. “나눔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게 간호사로서의 나의 비전”이라는 김 교수는 그의 나눔처럼 넉넉한 웃음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