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편집국] 정규숙기자   kschung@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7-08-08 오전 10:01:48

　“40년전 단돈 50달러를 들고 토론토에 도착했어요. 부푼 희망도 잠시,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에서 살아나가야 하는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고비도 많았지만, 언제나 용기 있게 도전했고 꿈을 이뤄나갔지요. 간호사로 일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감사한 인생이죠.”

　캐나다 온타리오한인간호사협회장을 지낸 백경자 간호사가 지난 삶의 조각들을 엮은 에세이 `귀한 선물'을 펴냈다. 그는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해외취업을 생각하는 후배들에게 작은 위안과 희망의 씨앗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내놓는다”고 말했다.

　백경자 간호사는 경상대 간호대학을 졸업했으며 1967년 이민 길에 올랐다. 토론토에 정착해 줄곧 병원현장에서 일했고, 특히 임산부클리닉에서 교육에 힘썼다. 국제출산교육자 자격을 갖고 있으며 산전교육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온 그는 “임산부들을 통해 생명 창조의 신비를 보았고 수많은 감동과 경이로움을 체험했다”고 말했다.

　온타리오한인간호사협회장을 지내는 동안 한인들을 위한 건강상담과 자원봉사활동에 주력했다. 인종차별과 편견을 타파하고 인권보장을 위해 노력한 인물로 선정돼 토론토대 `건강과 사회 평등을 위한 센터'에서 주는 상도 받았다.

　이번 에세이집에는 도전과 열정으로 일궈온 그의 삶과 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서의 성찰, 남편과 두 아이에게 쏟은 사랑과 헌신, 인생의 향기를 더해준 사람들과의 만남 이야기가 곁들여져 감동을 더한다.

　백경자 간호사는 “지금까지 내 삶을 이끌어준 힘은 나이팅게일 선서였으며, 그 숭고한 다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세상은 노력하는 만큼 얻고 배우는 곳”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책을 발간한 태인문화사 인창수 사장은 “토론토에서 백경자 간호사의 이웃으로 살았을 때 깊은 감명을 받았고, 그냥 묻어두기엔 너무 아까워 글을 쓰도록 권유했다”면서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