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편집국] 주선영   syju@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5-09-01 오전 11:16:05

　“차 향처럼 맑고 향기로우세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우리 차를 마시자'라는 동호회를 남편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배옥란 간호사. 차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가지고 있는 배 간호사는 우리 전통차를 널리 알리고 보급하기 위해 2003년 인터넷 동호회를 개설했다. 현재 정회원 수만 900명을 넘는다.

　순천 성가롤로병원 호스피스병동에 근무하고 있는 배 간호사는 차의 종류에 대해 “차는 제조과정에서의 발효 여부에 따라 발효시키지 않은 녹차, 발효차인 홍차, 녹차와 홍차의 중간적인 성질을 가진 반발효차인 우룽차로 크게 나뉜다”고 설명한다.

　작설차를 각별히 좋아한다는 배 간호사는 “녹차의 한 종류인 작설차에는 쌉싸래한 떫은 맛뿐만 아니라 단맛, 시큼한 맛, 고소한 맛 등 미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맛들이 존재한다”면서 “작설차는 흥분이나 아픔을 가라앉히는 효과뿐만 아니라 비타민이 풍부해 건강에도 좋다”고 말한다.

　배 간호사는 차를 가까이하면서 말기 암환자들의 삶과 고통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돌보며 심신이 지칠 때마다 차를 마시면서 스스로를 재충전하고 환자가 처한 어려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고.

　배 간호사가 운영하고 있는 동호회 모임은 오프라인상의 정기 모임으로도 이어진다. 배 간호사는 자신의 집에 차 향 가득한 차실을 꾸미고 일주일에 한번 회원들과 다회를 갖는다. `혜천다우'라는 다실의 이름은 차를 마시면 정신이 맑아지고 지혜로워진다는 뜻으로 지어졌으며, 세상의 다양한 풍경, 가슴 속 진솔한 이야기들이 차 한 잔과 함께 오가고 있다.

　동호회 회원들 중에는 차를 직접 재배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농장을 찾아가 직접 차를 만들어 보는 과정인 `제다실습'도 활발히 열리고 있다.

　“차를 마시는 과정은 기다림입니다. 우리 차는 잎을 우려내서 잔에 따라 마시기까지 여유를 갖고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시끄러운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주선영 기자 suju@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