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편집국] 정규숙   kschung@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5-08-25 오전 09:54:12

　“간호사 면허시험부터 등록, 면허갱신, 징계에 대한 모든 권한을 태국간호협의회에서 갖고 자율적으로 관리(self-governance) 해나가고 있습니다. 간호대학 평가인증사업도 협의회의 핵심역할 중 하나입니다. 이 모든 일은 바로 간호법이 제정되면서 가능해졌습니다.”

　한국의 간호법 제정을 지지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해 내한한 타사나 분통(Tassana Boontong) 태국간호협의회장. “간호교육과 실무가 매우 발전된 나라, 세계적인 간호지도자들을 배출한 한국에 간호법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간호법을 만들어낸 태국의 경험을 아낌없이 들려주었다.

　분통 회장은 “1985년 간호법이 제정된 이후 태국 간호에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고 놀라운 발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우선, 간호법에 근거해 간호사 면허시험제도가 도입된 것이 큰 사건. 대학을 졸업하면 당연히 간호사가 되던 것에서 국가고시에 합격해야만 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바뀌었다. 국시 시행부터 간호사 면허관리에 대한 일체의 권한은 태국간호협의회가 갖고 있다. 면허증도 협의회장 이름으로 발급된다. 분통 회장은 “협의회는 보건부로부터 법률에 의해 면허관리에 대한 권한을 위임받았으며 시험, 등록, 갱신, 징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자율적으로 관리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 간호사 면허는 5년마다 시험을 거쳐 갱신해야 한다. 초기에는 면허갱신에 반발하는 일부 간호사들이 분통 회장을 고발하면서 법정 공방까지 벌이게 됐으나, 간호법이 타당하다는 판결이 내려지면서 마무리됐다. “간호사의 자질 향상을 위해,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계속교육과 면허갱신은 꼭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열심히 교육받고 충분히 준비하기 때문에 무난히 시험을 통과하는 추세입니다.”

　셋째, 간호대학과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인증사업이 시작됐다. 분통 회장은 “인증을 받지 못한 간호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국시에 응시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 평가인증업무는 협의회 산하 전담기구에서 맡고 있다.

　넷째, 간호사와 관련된 모든 불만사항은 협의회로 신고하도록 간호법에 명시돼 있다. “환자와 의료인, 일반국민, 병원, 언론 등 누구나 협의회 `핫라인'으로 민원을 접수할 수 있습니다. 과실과 과오, 불손한 태도 등 간호표준과 윤리지침에 위배되는 모든 행위가 신고대상입니다.” 민원이 접수되면 협의회에서는 철저한 조사를 실시한 후, 경고에서부터 면허취소까지 해당 간호사에 대한 적절한 징계조치를 취한다.

　분통 회장은 “간호법은 태국의 간호사와 간호의 수준을 높이고, 의료소비자인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기여함으로써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다”고 전하면서 “간호법을 만들 때는 무엇보다 국민들을 위해 법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공감대를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한간호협회와 한국의 간호사 여러분, 용기를 내기 바랍니다. 세계가 한국의 간호법 제정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간호법을 만들 때입니다.”

정규숙 기자 kschung@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