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편집국] 성미선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5-02-03 오전 10:38:15

　"패러글라이더를 타면 발밑에 펼쳐진 세상이 마치 제 것 같습니다. 자연과 호흡하며 얼굴에 스치는 바람을 느낄 때면 하늘의 새가 된 기분입니다."

　15년 가까이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고 있는 남자간호사 허필영씨. 공군참모총장대회에서 3등을 수상했고,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갈 정도로 정상급 실력을 자랑한다. 프로들만이 겨루는 오픈국제대회, 월드컵에 참가한 베테랑이며 패러글라이딩 지도사 자격증도 갖고 있다.

　허 간호사는 주말마다 장비를 짊어지고 산 정상에 오른다. 헬멧을 쓰고 캐노피(날개)를 펼치며 산 밑을 향해 뛰어 내려간 다음 상승기류를 타고 서서히 공중으로 솟구치면 줄로 방향을 조종한다. 한 번 날아오르면 2시간 정도는 거뜬히 하늘을 누빈다. 안전하게 착륙하면 또 다시 산봉우리로 올라 활공준비를 한다. 이렇게 몇 차례 타다보면 온 몸은 땀으로 젖지만 마음은 가뿐하다.

　“창공을 자유로이 날 때의 쾌감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하늘을 난다는 사실보다 더 멀리 더 높이 도전하는 매력에 빠져 패러글라이딩을 합니다."

　그가 패러글라이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히 접한 신문기사 때문. 무동력으로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다는 점에 큰 흥미를 느꼈다. 수소문해 알아낸 패러글라이딩 동호회에서 한 달간 지상교육을 마치고 처음 하늘을 날게 됐다.

　허 간호사는 "패러글라이딩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배울 수 있는 항공레포츠"라며 "초보자도 안전수칙만 잘 지킨다면 손쉽게 하늘을 날 수 있다"고 말한다. 패러글라이딩 외에도 스키, 스노보드, 웨이크보드, 산악자전거 등 다양한 레포츠를 두루 섭렵한 허 간호사. 요즘은 주말마다 동호회 사람들과 암벽 타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그의 본업은 보험사고 발생시 손해액 및 보험금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산정하는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는 손해사정사. 허 간호사는 "사고 피해자들의 권익을 옹호할 수 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면서 "위기에 놓인 사람들을 따뜻하게 이해하고 지지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는 만큼 간호사가 잘 해낼 수 있는 유망직업"이라고 소개했다.

　"하늘을 날고 있는 동안만큼은 일상의 삶으로부터 자유로운 일탈을 꿈꿀 수 있어 좋습니다. 스트레스 한 짐 버리고 내려오면 새롭고 즐거운 내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성미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