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편집국] 박미경   mkpark@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5-01-20 오전 10:52:56

　"무대 위에서 조명을 받으면 따뜻함이 느껴져요. 맡은 배역에 몰입해 땀 흘리는 모습에서 사람 냄새도 맡게 되고요. 그게 연극의 매력인 것 같아요."

　연극의 거리 대학로에서 만난 홍지연 간호사(서울 망우동 신우내과). 그의 연극사랑은 2001년 서일대학 간호과 졸업 후 새내기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을 무렵 움트기 시작했다. 우연히 직장인 극단 `무리'에 가입하면서부터다.

　극단에서 초보자를 위한 아카데미 과정을 마치고 워크숍과 정기공연에서 배우, 음악, 조명, 분장, 의상 등 다양한 역할을 섭렵하면서 연극을 향한 막연한 동경은 구체적 현실로 다가오게 됐다.

　홍 간호사가 배우로서 처음 무대에 선 것은 신입회원 시절 `장난'이란 작품에서다. 조용하고 소극적인 성격의 그가 소위 아줌마퍼머에 사투리까지 쓰며 연기하자 관객석의 지인들은 일제히 "쟤가 홍지연 맞나?"라며 감탄했다.

　첫 작품에서 자신도 놀랄 정도의 끼를 발견한 이후 홍 간호사의 무대경력은 계속 이어졌다. `레이디 맥베스'를 원작으로 한 `얌'을 비롯해 `꽃다방 블루스' `달님은 이쁘기도 하셔라' 등에서 개성 있는 역할을 맡아왔다.

　간호사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 남다른 그는 "연극이 병원생활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연극 속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분석하고 몰입하는 훈련을 통해, 성격이 각기 다른 환자와 보호자들을 더욱 정성껏 돌보고 응대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연극연습과 병원근무를 무리없이 병행하기 위해 홍 간호사는 무엇보다 체력관리에 신경을 쓴다. 날마다 몸을 단련하고 발성연습을 하는 것이 그에겐 생활의 활력소다. 틈나는 대로 연극과 뮤지컬도 자주 본다.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에서 실신해 쓰러질 만큼 대단한 열정을 보여준 배우 강효성의 연기가 인상 깊어 3번이나 봤을 정도라고.

　"일회적이면서 살아있는 예술이라는 점이 저를 연극에 빠져들게 합니다. 앞으로 감정의 밑바닥까지 보여주는 호소력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박미경 기자 mkpark@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