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편집국] 김보배기자   bbkim@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0-01-27 오전 09:36:48

◇ 자식도 못하는 일 해준다며 고마워해
◇ 방문간호 안전망으로 국민건강 지켜

“자식도, 가족도 여력이 없어 방치하고 있는 우리들의 몸과 건강을 국가에서 알아서 관리해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서울 중구보건소에서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 전담인력으로 활약하고 있는 방문간호사들은 주민들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힘이 솟고 큰 보람을 느낀다. “당신이 건강해야 우리를 지켜줄 수 있다”며 오히려 방문간호사를 챙기는 대상자들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방문간호사들은 의료취약계층,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등을 가가호호 찾아가 어루만진다. 방문간호는 대상자는 물론이고 그 가족의 삶까지 함께 파악하고 도울 수 있는 보람 있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상자와의 관계에요. 뛰어난 기술과 자원을 갖고 있어도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방문간호사는 대상자의 건강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잠재욕구를 예민하게 읽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방문간호사들은 대상자 가정을 찾아가 건강사정조사표를 작성하고 건강문제를 파악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환자 상태에 맞춰 건강교육, 기본간호, 맞춤형 건강관리, 집중 사례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상자와 보건복지 인프라, 후원자, 자원봉사자 등을 연결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신당4동을 담당하고 있는 오정미 방문간호사는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은 `걸어 다니는, 찾아가는 보건소'라 불린다”면서 “방문간호는 대상자의 마음을 만지고 삶을 보살피는 일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성심을 다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보건소(소장·홍혜정)는 2004년 `중구 사회안전망사업'을 실시하면서 방문간호를 시작했고, 방문간호사 1인 1동제로 발전시켰다.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이 전국적으로 시행된 이후 중구에서는 현재 15개 동을 방문간호사 13명이 담당하고 있다.

“처음 방문간호를 나갔을 때는 왜 찾아오느냐며 의아해 하는 분도 많았고, 방문간호라는 말 자체도 낯설어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맞춤형 서비스에 모두가 만족해하면서 한 가족처럼 대해주십니다. 방문간호사들은 그 집 냉장고에 뭐가 들어있는지부터 집안 구석구석을 다 파악하고 있답니다.”

최근에는 결혼이민자와 방문간호사를 멘티와 멘토로 연결해 관리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몽골 유학생의 출산을 도운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방문간호사들은 “대한민국 국민건강은 방문간호 안전망으로 지키겠다”면서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이 여러 개발도상국에 보급되고 우리들의 노하우를 전해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은 지역보건법에 근거해 보건소에서 의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필수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2007년 시작됐다. 전담인력으로 방문간호사를 비롯해 물리치료사·영양사·치위생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보건소에 투입된 전담인력은 총 2700명이며, 이중 간호사가 2300여명에 이른다.

전담인력이 팀을 이뤄 대상자의 요구와 눈높이에 맞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의 강점이다. 대상자들의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비용효과적인 사업이라는 사실이 입증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방문간호사 등 전담인력의 고용 안정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전담인력들이 계약직 형태로 고용돼 있어 사업의 연속성과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