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편집국] 박미경   mkpark@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4-02-12 오전 08:40:31

　`올바로 모신다'는 뜻의 `봉정(奉正)'은 군산간호대학(학장·조연창)에서 노인간호를 특성화해 설립한 유료노인전문요양시설의 이름이다.

　중증의 노인들을 `올바로 모시는' 사명을 다하고 있는 봉정요양원은 정신과 진료로 유명했던 예전 군산개정병원 자리에 작년 5월 문을 열었다.

　4층 건물에 100병상 규모로 오픈한 봉정요양원에는 중풍, 치매, 기타 노인성 질환을 가진 어르신들이 입소해 있다. 대부분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고 반 이상이 기저귀 사용에 식사수발이 필요한 환자들이지만, 자못 평안하고 화목한 분위기가 흘러 넘친다.

　평소 노인 및 호스피스간호 분야에 뜻이 있었던 박승월 소장은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른 우리나라에서 봉정요양원을 한국적인 요양시설의 성공모델로 만들어가기 위해 의욕을 보이고 있다. 군산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전북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군산개정병원, 우리들소아과 등에서 임상 및 행정경험을 두루 쌓은 그는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도 `웰빙'할 권리가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형식에 치우쳐 수용의 개념에 그치는 건조한 `시설'이 아니라 성심을 다해 어르신들에게 행복감을 드리는 따뜻한 `가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자식보다 낫다'고 칭찬받는 간호사 5명이 어르신들을 돌본다. 노인간호분야에서 10년 이상 전문성을 습득해온 이들은 가족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며 입소자들과의 친근한 교감 속에서 24시간 전문간호를 펼친다. 김숙희 수간호사는 “가정과 사회가 밝아지기 위해 간호사가 할 수 있는 가장 의미있는 일이라고 여기며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는 건강관리, 질병치료, 재활치료, 일상생활보조, 여가활동 등이며 하루 일과는 개인위생을 시작으로 건강체크, 체조, 물리치료, 발마사지, 산책, 각종 프로그램 등으로 알차게 채워진다.

　프로그램 중에서 특히 지역 유치원 10곳과 연계해 노인들과 아이들이 서로 정서교류의 시간을 갖는 것이 눈길을 끈다. 간호대학생들과의 레크리에이션도 어르신들이 기다리는 프로그램. 노인대학 학생, 일반 지역주민, 동사무소 직원 등을 초청해 건강교육과 공연 프로그램도 열어 입소 어르신들에게 웃음과 활기를 선사하고 있다. 이같은 프로그램들엔 보호자들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되고 있다.

　봉정요양원에서 주력하고 있는 요법프로그램 중 하나가 `회상요법'이다. 요양원 주변을 풀과 나무가 가득 찬 정원으로 꾸며놓고 옥수수밭, 채소밭, 장독대, 원두막 등을 조성해두었다. 폐백놀이, 봉숭아꽃물들이기 등 옛날 풍습도 재현해보면서 심신의 건강을 되찾아가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권순덕 할머니는 “좋은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고마운 간호사 선생들이 수고해주는 덕분에 한결 건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요양원에서 실습을 마친 손현아 학생은 “노인간호의 진수는 노인분들에 대한 정과 사랑임을 배웠다”면서 “병원에 입원해 계신 이모할머님을 모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박승월 소장은 “어르신, 간호사, 간호학생, 지역주민들 모두가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는 요양원으로 운영해 나가겠다” 말했다. 063)450-3888.

박미경 기자 mkpark@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