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편집국] 이월숙   moonlee@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1-07-26 오전 11:15:16

백화점과 지하상가의 쇼핑인파로 항상 북적거리는 동인천역사 맞은편에는 1년 365일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빽빽히 들어선 상가 사이에 자리한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 소속 '동인천 헌혈의 집'이 바로 그곳.

헌혈의 집은 헌혈을 원하는 사람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해 안락한 분위기에서 헌혈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곳이다. 현재 전국 16개 대한적십자 혈액원을 통해 100여개가 운영중이며 전체 헌혈의 약 40%정도가 이곳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인천혈액원에서도 모범적이라고 소문난 '동인천 헌혈의 집'에는 하루 평균 30여명의 사람들이 다녀간다. 언제나 환한 미소로 반갑게 맞아주는 이가 있기 때문. 헌혈의 집 책임간호사 임희정씨가 바로 그다. 임희정 씨는 한강성심병원에서 4년간 근무했으며 인천혈액원에서 6년째 근무중인 베테랑 간호사.

임 간호사는 "호기심에 들렀든 친구따라 왔든 방문하게 된 동기에 관계없이 항상 헌혈하러 온 사람과 똑같은 마음으로 정성을 다한다"며 "한번 찾아온 사람은 일일이 이름과 얼굴을 기억해두었다가 다시 방문했을 때 먼저 인사를 건네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진심은 언제 어디서나 통하기 마련인 것 같아요. 처음엔 어색해하던 분들도 어느새 마음을 열고 헌혈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제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스스로 헌혈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면 더 이상 권유하지 않아도 정기적으로 찾아오시더라구요."

친구들과 함께 헌혈의 집을 찾은 한 헌혈자는 "고등학교 때 백혈병에 걸린 친구를 돕기 위해 처음 헌혈을 시작한 후로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며 "건강상태도 체크하고 남도 도울 수 있는 헌혈이야말로 일석이조"라며 활짝 웃었다.

임 간호사는 "헌혈의 집 간호사는 단순히 채혈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 시설관리 등 모든 업무에 대한 총괄적인 책임을 부여받은 운영자"라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역할은 헌혈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헌혈자들을 교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인천 헌혈의 집에는 6명이 동시에 헌혈할 수 있는 장비와 편히 앉아 순서를 기다리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안락한 소파가 갖춰져 있다. 휴식공간으로 꾸며놓은 2층에는 웹서핑을 할 수 있는 컴퓨터까지 있어 만남의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임 간호사는 "대한적십자사에서는 지난해부터 환자들에게 건강한 혈액을 더욱 안정되게 공급하기 위해 등록헌혈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등록헌혈제는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정기적으로 헌혈할 수 있는 제도. 3회 이상 헌혈한 경험이 있는 19세 이상의 신체건강한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등록헌혈회원은 회원카드를 발급받게 되며 다음 헌혈일을 전화나 편지 등으로 예약할 수 있다.

동인천 헌혈의 집에서는 바쁜 일정으로 인해 헌혈예약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등록헌혈회원들에게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예약확인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임 간호사는 "등록헌혈회원들이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찾아올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누구보다 헌혈의 필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간호사들이 각 분야에서 홍보대사의 역할을 담당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까지 일부에서는 헌혈증서나 기념품 때문에 헌혈한다는 말이 들려오곤 한다"며 "생명을 살리는 헌혈의 순수한 취지에 공감해 자발적으로 헌혈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월숙 기자 moonlee@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