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또는 간호대학생 자녀를 둔 간호사들은 엄마와 선배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응원하고 자랑스러워했으며, 간호전문직을 대물림했다는 데 뿌듯함을 느꼈다.
이는 김주현 강원대 간호학과 교수팀의 연구논문 `간호직을 선택한 자녀를 둔 간호사 어머니의 경험'에서 밝혀졌다. 한국간호교육학회지 2014년 11월호에 게재됐다.
연구에서는 간호사 또는 간호대학생 자녀를 둔 전·현직 간호사(48∼75세)를 심층면담했다. 간호직을 선택한 자녀를 둔 간호사들의 경험이 4가지 주제로 도출됐다.
○… (권유와 만류의 갈등) 간호사들은 자신의 자녀가 간호학과를 선택할 때 적극 권유하거나 지지했다. 자녀가 간호직에 잘 맞는 성향을 갖고 있다는 부모로서의 판단, 간호사가 전문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회적 평가 등이 권유한 주된 이유였다.
반면 과다한 업무, 불규칙한 교대근무, 간호사 동료 및 의료진과의 인간관계 어려움 등을 생각하며 간호직 입문을 만류한 경우도 있었다.
○… (자랑스러움과 안쓰러움의 교차) 대학입시의 높은 경쟁을 뚫고 간호학과에 입학하고, 간호사로 취직해 직업적으로 안정된 자녀를 보며 자랑스러워했다. 주위에서 간호대학생 또는 간호사가 된 자녀를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사회에서 간호를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으로 변화했음을 실감했다.
하지만 실습이 시작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간호학이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아 고민하는 자녀를 볼 때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간호사가 되는 길이 쉽지 않음을 잘 알기에 더욱 안쓰러웠다. 이때 노련한 간호사답게, 현명한 어머니답게 힘들어하는 자녀들을 지지해줬다.
○… (어머니 마음과 선배 마음의 공존) 자녀에게 모성으로 다가가는 자신과 전문직업인으로 다가가는 자신이 공존함을 경험했다. 온전히 자녀의 입장에 서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한편, 어느 순간에는 수간호사의 입장, 교수의 입장, 선배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 (대물림의 뿌듯함) 어머니의 삶을 인정하고 따르겠다는 자녀의 선택을 통해 자신의 자존감이 회복되는 경험을 했다. 그동안 살아온 시간이 자녀와 가족에게 긍정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음을 느끼고 가슴 벅찼다.
직장일로 어릴 때 살갑게 보살피지 못해 소원했던 자녀와의 관계가 간호사 선후배가 되면서 보다 돈독해졌다. 간호전문직을 자녀에게 대물림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