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간호사제도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정착시킬 것인가. 새해 한국 간호계가 역량을 집중해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교육과정을 마친 첫 번째 졸업생들이 시험을 거쳐 자격을 취득하면서 본격적인 전문간호사 시대가 열렸다.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엄격한 자격시험을 거쳐 전문간호사가 배출된 것은 한국 간호역사에 한 획을 긋는 성과로 평가됐다. 앞으로 과제는 전문간호사들이 간호현장에서 수준 높은 간호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굳건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
우선, 전문간호사들이 해당 분야별 실무현장에서 그 이름에 걸맞은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애주 대한간호협회 정책위원장은 “전문간호사의 역할과 업무를 법에 명시하는데 주력해 나갈 것”이라면서 “차별화 된, 전문화 된 간호서비스를 수행하는데 따른 보상체계를 마련하는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간호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보험수가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전문간호사들을 위한 계속교육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간호사 교육과정과 자격시험에 대한 엄격한 질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신경림 한국간호평가원장은 “지난해 치러진 자격시험 과정을 평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결과를 토대로 올해는 더욱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보완해 나갈 것”이라면서 “좋은 문항을 개발하고, 시험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 “전문간호사 교육과정과 자격시험은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할 긴밀한 관계에 놓여 있다”면서 “교육과정은 간호실무현장에서 요구되는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충실해야 하며, 이같은 능력을 제대로 갖췄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바로 자격시험”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간호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에서도 개선방안 마련에 지혜를 모으고 있다.
이원희 연대 간호대학원장은 “전문간호사 자격과 풍부한 실무경험을 갖춘 교수진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프리셉터들이 전문간호사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한 후 실습지도를 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실습내용과 장소 등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전문간호사 분야는 모두 13개다. 보건.마취.정신.가정.감염관리.산업.응급.노인.중환자.호스피스.종양.임상.아동전문간호사가 그것이다. 2000년 1월 의료법의 분야별간호사가 전문간호사로 명칭이 개정되면서 4개 분야(보건.마취.정신.가정) 전문간호사로 출발해, 2003년 6개 분야(감염관리.산업.응급.노인.중환자.호스피스)와 2006년 3개 분야(종양.임상.아동)가 신설돼 13개로 늘어났다.
전문간호사가 되기 위해선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교육과정(대학원)을 이수한 후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올해 전국 37개 대학원에서 98개 전문간호사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자격시험은 복지부의 위임을 받아 한국간호평가원에서 시행한다.
정규숙 기자 kschung@koreanurse.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