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파열성 뇌동맥류로 코일색전술을 받은 환자들이 흔히 호소하는 증상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간과해온 `두통'의 발생양상과 위험요인이 밝혀졌다. 환자 2명 중 1명이 두통을 경험했다. 고혈압 과거력이 없는 경우, 코일을 많이 채운 경우 두통 발생률이 높았다.
이는 정은아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전담간호사가 제1공동저자인 연구논문 `The Characteristics and Risk Factors of Headache Development after the Coil Embolization of an Unruptured Aneurysm'에서 밝혀졌다. SCI 등재학술지 `미국 신경방사선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Neuroradiology) 온라인에 올해 4월 실렸으며, 10월 경 오프라인 저널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코일(Coil)색전술은 뇌동맥류에 백금 등으로 만든 코일을 채워 넣어 정상 혈류로부터 완전히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비파열성 뇌동맥류 환자 중 코일색전술을 처음 받은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했다.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아 진행했다.
연구결과 두통을 경험한 환자는 56%였다. 통증이 가장 심할 때의 강도는 평균 4.5점(10점 만점)이었다. 이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되는 정도의 통증이다. 수술 후 평균 7.9시간이 지나서부터 두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두통이 완전히 사라지기까지는 평균 73시간이 소요됐다.
고혈압 과거력이 없는 환자, 뇌동맥류의 크기와 형태 특성상 코일을 많이 채워 시술한 환자에게서 두통 발생률이 더 높았다. 고혈압이 없는 건강한 혈관일수록 뇌동맥류의 압력 변화에 민감해 두통을 더 많이 경험한 것으로 분석됐다. 코일을 많이 채운 경우 뇌동맥류 벽이 더 확장돼 국소적 염증과 통증을 더 많이 유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은아 간호사는 “코일색전술을 받은 환자들이 두통을 흔히 호소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크게 관심을 갖지 않은 게 사실이며, 두통의 발생양상과 위험요인을 밝혀낸 연구도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코일색전술을 받는 환자들에게 시술 후 경미한 두통이 있을 수 있고, 3일 정도 지나면 대부분 사라진다는 사실을 미리 교육하고 있다”면서 “환자들이 심리적으로 매우 편안해하며, 진통제에 대한 오해 때문에 억지로 두통을 참는 경우도 줄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