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10명 중 9명이 약물을 오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용시간을 잊고 약을 먹지 않거나, 처방받지 않은 약을 함께 복용했으며, 의사의 지시 없이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성인간호학회지 2011년 12월호에 게재된 이종경 단국대 간호학과 교수의 논문 `다약제 복용 노인의 약물오용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서 밝혀졌다.
65세 이상 노인 중 4주간 지속적으로 복용하고 있는 약물수가 5개 이상인 다약제 복용자들을 대상으로 약물오용행위 여부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조사했다. 단국대병원 연구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진행됐다.
조사결과 노인들이 복용하는 약물 수는 평균 9.5개로, 최대 23개까지 복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약물을 오용한 적이 있다고 답한 노인들이 92.2%였으며, 처방받지 않은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55.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오용행위로는 `잊고 안 먹었다(61.2%)', `처방약·비처방약을 함께 복용했다(53.4%)', `의사의 지시 없이 약사용을 중단했다(47.4%)' 등이 많았다.
복용약물에 대한 지식은 평균 0.56점(만점 5점)으로 매우 낮았다. 약물의 이름을 알고 있는 노인은 2.6%, 부작용을 알고 있는 노인은 8.6%로 매우 적었다.
의료진에게 약물의 용량과 복용법·부작용 등을 충분히 상담 받지 못한 노인일수록 약물을 오용하는 횟수가 많았다. 자신이 건강하지 않다고 지각하는 노인일수록 건강보조제 등에 의존했다. 약물에 대한 지식이 낮을수록 부작용을 노화과정의 일부나 질병 증상의 일부로 인지해 다른 병원을 방문해 또 다른 약물을 처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경 교수는 “다약제 복용 노인 교육 시, 충분한 상담시간을 갖고 복용약물의 이름이나 부작용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면서 “노인들이 가정에서 복용하는 약물에 대해 의료진에게 솔직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형성하고 상담과 교육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