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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9-05-27 오전 09:29:00

햇살도 따뜻하고, 어느덧 꽃도 완연한 봄. 황금 같은 오프인 오늘은 내가 몸이 불편한 환우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날이다.

　입사 7개월차인 나는 바쁜 업무를 핑계로 진정한 전인간호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늘 안타까웠기에 이번 기본간호 봉사에 기꺼이 참여하게 됐다.

　기본간호 봉사는 가톨릭 이념을 실천하고자 하는 간호사들의 뜻이 모여 이뤄지는 봉사활동이다. 일주일에 두 번씩 환우분들께 세발과 목욕을 해드리고 있다.

　한 번도 누군가의 머리를 감겨본 적이 없는 나는 미용실 직원의 능숙한 손길을 기억 속에서 더듬으며 머리를 감겨드렸다. 환우분들은 “어찌나 시원한지 모르겠다” “고생했다”고 말씀하셨다. 작은 일에도 좋아하는 환우들을 보니 나의 마음까지도 따뜻해졌다. 환우들을 작은 예수님이라 생각하니 더욱 정성을 기울여 봉사할 수 있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것처럼, 나도 그 사랑에 감동받아 봉사하는 귀한 시간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등줄기와 이마에 땀이 흘러내렸다.

　환우들을 한 분 한 분 닦아드리면서 신기하게도 더럽다거나 냄새가 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꽃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환우분들은 웃으며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비록 표현하지 못하는 환우분들에게서도 천사와 같이 환한 미소를 읽을 수 있었다.

　나의 작은 손길을 통해 좋아하는 환우들의 모습을 보면서 `작은 것에 감사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나의 몸이 건강함에, 두 손과 두 다리가 있음에, 나의 손과 다리로 환우들에게 사랑과 도움을 줄 수 있음에 감사할 수 있었다.

　사회가 어렵고 힘든 요즘, 작은 일에 감사하며 만족하고 살기가 힘든 것 같다.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바라보고, 병마와 씨름하고 있는 환우들을 보면서 작은 것에 감사하고, 내가 사랑을 전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기쁨을 느끼며, 많은 간호사들이 봉사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목욕봉사를 끝내고 나오는 발걸음이 가볍고 마음이 설렌다. 오늘 만난 환우들에게서 예수님을 만났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