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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료원간호사] 이은미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6-07-13 오전 09:14:00

　제9차 동아시아 기독간호사대회(9th Pacific East Asia Nurses Christian Fellowship Regional Conference)가 5월 24～28일 싱가포르 YWCA에서 `Caring for the Whole Person in a Broken World' 주제로 열렸다. 회원국인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일본, 파푸아뉴기니, 피지, 필리핀, 호주, 한국, 홍콩 등 10개국과 비회원국인 마카오, 미안마, 인도네시아 3개국 등 13개국이 참가했다.

　대한기독간호사협회는 1988년 국제기독간호사회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국제대회는 4년마다 열린다. 국제기독간호사회는 6개 지역(남아메리카, 북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동아시아)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지역에서 4년에 한 번 대회를 연다. 한국은 동아시아지역 회원국이며, 이번 대회는 바로 동아시아 대회인 셈이다.

　첫 날, 전통의상을 입고 참가국의 대표들이 각 나라의 국기를 들고 입장하면서 개회식이 시작됐다. 컨퍼런스에 참여하면서 다시금 나를 간호사로 부르신 하나님을 기억하게 됐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도전으로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오전 프로그램으로 성서강해가 있었는데, 성경말씀을 통해 정말 여러 가지 면에서 파괴되고 황폐한 세상에서 어떻게 간호사로 살아갈 것인가 듣고 생각했다.

　강의 중에 CARE를 Compassion, Attention, Resources, Empathy라고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참으로 마음에 와 닿았다. Compassion은 성경에서는 `민망히 여겨'라는 의미이다. `열정'하면 자신의 관점에서 생각하기 쉬운데 다른 사람을 향한 관점이라는 것이 신선했다. Attention(주의/주목/배려)을 위해 간호사는 참 바쁘다. 근무하면서 화장실에도 못가고, 식사도 거르면서 일하는 많은 간호사를 본다. 바쁜 와중에도 대상자 개개인에게 순간순간 집중해 그분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간호, 그런 간호를 제공하는 간호사가 아름답다. 간호를 일로서만 생각하면 너무나 힘이 든다. 그러나 이 세상에 그 어떤 일보다 멋지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격려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힘으로 대상자의 곁을 아름답게 지켜내는 그런 간호사가 되고 싶다.

　오후에는 여러 강의 중에서 자신이 선택해 공부할 수 있는 세미나가 열렸다. 리더십, 간호 제공자에 대한 돌봄으로서의 정신간호, 목회간호, 영적간호 등 각 세션별로 나뉘어 논문발표 및 토의시간도 가졌다. 한국에서는 대한기독간호사협회 이원희 회장이 논문을 발표했고, 이혜숙 사무국장이 세미나 진행자로 본 대회를 섬겼다.

　이번 대회는 다양한 문화 속에서 급변하고 있는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의 기독간호사 역할을 재조명하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제시받는 기회였다. 기독간호사 컨퍼런스와 다른 학회의 차이점은 간호학문을 신앙과 통합한다는 것이다. 즉, 기독간호사로서 간호의 가치관을 재점검하고, 열악한 간호현장이지만 성경의 원리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을 모색해 간호의 질을 높이는 구체적인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각 나라 간호사들은 대부분 과중한 업무에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간호의 질 저하와 환자를 위한 케어 시간의 부족을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간호사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간호의 질을 높이는 것일까. 교육을 더 많이 받고, 월급이 많아지고, 간호사의 영향력이 더 커지면 이러한 요구가 만족될 수 있을까? 물론 이러한 간호의 외형적인 가치를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동시에 간호의 내재적인 가치인 소명 의식과 하나님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전인간호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한 간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날, 싱가포르의 병원과 너싱홈을 방문했다. 우리나라와 다른 의료제도를 가진 싱가포르 의료현장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환자 곁에 있다. 여전히 임상은 바빠서 근무 후에는 발바닥이 너무나 아프지만, 이곳으로 보내신 하나님의 뜻을 기억해 본다.

이은미(경희의료원 간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