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간호지도자들이 모여 소록도의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고귀한 간호정신을 되새기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간호협회는 국제간호협의회(ICN) 학술대회 기간 중에 `나이팅게일의 밤(Night of the Nightingales)' 행사를 6월 28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컨벤션센터 멜라티볼룸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가 소록도에서 40여년간 한센인들을 위해 보여준 헌신적인 삶 그리고 사랑과 인류애를 오마주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세계 각국 간호협회 대표 200여명이 참석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환영사에서 “40여년 동안 소록도 한센인들을 위해 자원봉사자로 헌신한 오스트리아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위한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며 “두 간호사는 사랑과 인류애를 몸소 실천하며 진정한 간호가 무엇인지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한 “아네트 케네디 회장을 비롯한 ICN의 강력한 지지에 감사드린다”면서 “두 간호사에 대한 노벨평화상 후보추천에 세계의 간호사들이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영록 전라남도 도지사는 축사를 통해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는 소록도 한센인들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삶을 선물했으며, 외로운 섬 소록도에 사랑을 심었다”고 말했다.
아네트 케네디 ICN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귀감이 된다”며 “노벨평화상 후보추천은 한국과 오스트리아를 넘어 전 세계 모든 간호사들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신경림 회장을 중심으로 한 대한간호협회의 탁월한 리더십에 감탄했다”면서 “각국 간호협회가 힘을 합친다면 해낼 수 있다고 믿으며, ICN에서 항상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 노벨평화상 범국민추천위원회 위원장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 노벨평화상 후보추천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기원한다”면서 건배제의를 했다.
널싱 나우 공동위원장인 나이젤 크리습 경은 격려사를 통해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가 실천한 인류에 대한 사랑에 깊이 공감한다”며 “노벨평화상 후보추천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간호협회는 간호리더로서의 역할을 모범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면서 “노벨평화상 후보추천은 ICN과 널싱 나우가 지지하는 세계적인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조이스 피츠패트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간호대학 교수는 격려사에서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나이팅게일을 상징하는 간호사”라며 “간호사에게 의미 있는 노벨평화상 후보추천을 추진하고 있는 대한간호협회에 감사드리며, 이 자리가 세계적인 캠페인으로 발돋움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영집 주싱가포르 한국대사는 건배제의를 하며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의 헌신적인 삶에 존경을 표한다”면서 “노벨평화상 후보추천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삶을 담은 영상물을 관람했으며, 다함께 후보추천에 힘을 모을 것을 약속했다. 한국의 멋을 알리는 공연으로 국악인 정경화 씨가 가야금 연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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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인들 상처와 아픔 간호 … 40여년 소록도에서 자원봉사
푸른 눈의 소록도 천사 마리안느 스퇴거(Marianne Stoger 85세, 한국이름 고지선·사진 왼쪽)와 마가렛 피사렉(Margaritha Pissarek 84세, 백수선·사진 오른쪽)은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간호학교를 졸업했다.
구호단체 다미안재단을 통해 마리안느는 1962년, 마가렛은 1966년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 간호사로 파견됐다.
공식적인 파견기간이 끝난 뒤에도 소록도에 남아 40여년간 한센인들의 상처와 아픔을 어루만지며 헌신적인 삶을 살았다. 월급을 받지 않는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일했다.
20대에 소록도를 찾았던 두 간호사는 70대 노인이 되어 떠났다. 제대로 일할 수 없어 오히려 부담을 줄까봐 조용히 떠난다는 편지 한 통을 남긴 채 2005년 11월 22일 오스트리아로 돌아갔다.
마리안느는 대장암으로 수술과 치료를 받았으며 완치됐다. 마가렛은 치매를 앓고 있는데, 소록도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아주 행복하고 좋았다”고 말한다고 한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간호사, 엄마, 소록도 할매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었지만 그 모든 부름은 사랑 그 자체였다. 국민훈장(모란장), 호암상 사회봉사상, 만해대상 실천부문 등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명예국민증을 수여받았으며, 명예 전남도민으로 선정됐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고귀한 정신을 배우고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요람이 될 `소록도 마리안느·마가렛 나눔연수원'이 올해 3월 27일 개관했다. 나눔연수원은 전남 고흥군 도양읍에 위치하고 있으며, 교육관과 마리안느·마가렛 기념관으로 구성됐다.
